▲ 양용은

[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2009년은 ‘바람의 아들’ 양용은(43)이 세계남자골프역사를 새로 쓴 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아시아인 최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역사를 만들었다.

그해 PGA투어 혼다 클래식 정상에 오르면서 시즌 2승을 기록한 양용은은 더 이상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받은 5년의 투어카드도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투어카드를 확보하려 PGA 웹닷컴투어 파이널 스테이지까지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2010년 유러피언투어 메이저대회인 볼보차이나오픈 우승으로 10년간의 투어카드를 확보하고 있는 양용은은 현재 유러피언투어에서 ‘절치부심’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또 아시안투어와 일본골프투어(JGTO)에도 가끔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양용은은 최경주(45 SK텔레콤)와 함께 한국남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간판스타’다. PGA투어 통산 8승의 최경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용은이 홀대 받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양용은은 자신만의 길인 골프 외에는 관심이 없다. 국내에 입국해도 미디어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또 친하게 지내는 기자도 없다. 자신의 볼일이 끝나면 곧장 출국한다. 그러나 보니 기자들이 쓸 얘깃거리가 없다.

하지만 양용은의 인간 됨됨이를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양용은은 오래전부터 소리 소문 없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불우아동돕기’ 등 여러 가지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에 대해 양용은은 “좋은 일을 하면 되지 굳이 언론에 알려 생색낼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한다.

PGA투어 10승을 기록해도 메이저 1승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 타이거 우즈와 함께 미국남자골프의 ‘쌍두마차’로 불리던 필 미켈슨은 PGA투어에서만 20승 이상을 거뒀지만 2006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았다.

양용은이 PGA챔피언십에 출전했다. 2009년 챔피언 자격이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컨신주 퀼러의 휘슬링스트레이츠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 공동 15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단독선두로 나선 더스틴 존슨(미국)과는 4타차이다. 좋은 출발이다.

양용은이 이번 대회 우승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년 시즌 PGA투어에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누렸으면 하는 기자의 바람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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