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데뷔 첫 선두에 이름을 올린 박채윤/KLPGA제공

[골프포스트(제주)=최웅선 기자]또 한 명의 ‘무명’이 리더보드 맨 꼭대기를 차지했다. 박채윤(21)이다.

박채윤은 7일 제주도의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 5언더파 공동선두로 나섰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이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7 KB금융그룹)와 함께다.

골프대회를 취재하다 보면 가끔씩 무명들이 ‘깜짝 선두’로 나서곤 한다. 그러다 다음 날이면 리더보드 상단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선두라는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것이다.

박채윤이 2라운드까지는 자신의 플레이를 잘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대회에서 2라운드까지는 예선이라 그를 따라다니는 구름갤러리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3라운드(최종라운드)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윙의 기술적인 부분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앞에서도 구름갤러리의 관심이 집중되는 조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박채윤은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챔피언조로 경기를 해 봤다”며 “그 때 심리적 압박 때문에 내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에도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된다면 내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강한 압박 속에서도 자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면 설령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실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하반기 대회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루키’들의 우승 소식이 없다. 루키 시절에 김효주(20 롯데)가 데뷔 3개월, 백규정(20 CJ오쇼핑)이 2개 대회 만에 우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올 시즌 ‘루키’들이 스윙의 기술적 능력이 모자란 것은 아니다. 다만 맨탈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없지만 박채윤이 이번 대회 우승을 한다면 ‘루키’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KLPGA투어는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인기 몰이를 하면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때 루키들이 가세한다면 KLPGA투어는 더욱 단단하고 견고한 세계 제일의 투어가 될 것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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