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연

[골프포스트(경기도 여주)=최웅선 기자]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차 박소연(23)을 아는 골프팬은 아마도 없을까 싶다.

그러나 전인지(21 하이트진로)가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낸 2013년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1타차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라고 하면 기억할 팬들이 많을 것이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박소연은 3번홀부터 7번홀까지 5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이날 하루 4타를 줄인 박소연은 18번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우승이 확실한 상태였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모른다’는 말이 딱 맞았다. 주춤했던 전인지(21 하이트진로)가 4홀을 남기고 4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박소연은 한 동안 충격에 시달렸다. 본인은 부인했지만 ‘트라우마(trauma)’에 빠진 것이다. 이어진 대회부터는 컷 탈락이 빈번했다.

도약을 노렸던 작년에는 클럽이 맞지 않아 애를 먹었다. 당연히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는 컷 탈락을 하더니 세 번째 대회에서 경기 중 발목을 겹질리는 부상까지 당했다. 부모가 말렸지만 박소연은 부상 치료를 하면서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다행이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는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첫날 성적은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공동선두 박성현(22 넵스)과는 2타차 공동 4위다.

박소연은 ‘쿨’한 선수로 통한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예의도 바르고 다정다감하다. 여자선수로서는 드물게 남자선수 같은 ‘파워풀‘한 스윙을 구사한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270~280야드를 보낸다. KLPGA투어 선수 모두가 인정하는 장타자다. 스타성이 무한한 선수다. 하지만 시합에서는 페어웨이를 지키기 위해 아니 성적을 내기 위해 풀 스윙을 하지 않는다.

박소연이 골프채를 잡으면서 늘 생각했던 생애 첫 우승에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말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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