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후 기자회견하는 조윤지/BMW그룹 코리아 제공

[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한 달 안에 우승할 것 같아요”

지난 19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5년 만의 침묵을 깨고 초대챔피언에 등극한 조윤지(24 하이원리조트)는 ‘언제쯤 우승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하지만 자만하지는 않았다.

조윤지는 작년 말부터 스윙코치를 바꿨다. 올 시즌 3승을 기록하면서 강력한 상금왕 후보로 떠오른 이정민(23 비씨카드)의 권유에서다. 조윤지는 “선수들이 스윙교정에 실패하는 이유는 교정에 대한 불안감과 코치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조윤지는 새로운 코치 안성현 프로에 대한 믿음부터 다졌다.

안 코치는 큰 틀을 바꾸기 보다는 조윤지의 임팩트 후 자연스런 몸 회전에 중점을 두었다.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스윙을 교정하는 동안 성적은 나빴다. 이럴 때 선수들은 나쁜 성적으로 시드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교정된 스윙으로 경기를 하다가도 타수를 줄이기 위해 예전의 스윙으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스윙이 뒤죽박죽이 되어 투어에서 흔적 없이 사라지는 선수들이 많다.

불안감 속에서도 조윤지는 차분히 기다렸다. 올해 8번째 대회인 E1 채리티오픈에서 조윤지는 스윙 교정에 ‘참맛’을 봤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8홀 연속 버디라는 KLPGA투어 신기록을 세웠다. 조윤지는 “연습 때는 잘 되던 샷이 막상 경기에서는 잘 되지 않았는데 그 때 처음으로 느낌이 왔다. 그리고 8연속 버디 기록을 세웠다”고 했다.

▲ 18번홀에서 우승 퍼트를 하는 조윤지/BMW그룹 코리아 제공

몸에 적응이 덜돼 ‘왔다 갔다’ 하지만 느낌이 올 때면 조윤지는 매 번 버디를 몰아쳤다. 이제 자신의 몸에 완전히 안착 시키는 일만 남았다. 그렇다고 서두르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몸에 녹아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가 끝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윤지에게 ‘요즘 샷감이 무척 좋다. 이유가 뭐냐’라고 물었다. 조윤지는 “안성현 프로님 덕분”이라고 웃으며 짧게 대답했다. 기자는 ‘그럼 스윙 교정이 몇 퍼센트 정도 완성 됐나’라고 재차 묻자 그는 “67%정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추세라면 한 달 안에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틀 후 조윤지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통산 2승을 거뒀다.

우승 후 조윤지는 자신의 코치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줬다. 그리고 우승으로 보답했다. 믿음 보다는 불신이 더 많이 난무하는 우리 사회에서 오랜 만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보여준 결과였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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