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1위에서 몰락한 청야니

[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5승 중 메이저대회에서만 5승을 거둔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청야니는 2008년 데뷔와 함께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그 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0년 코닝클래식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하며 투어 2년차 징크스를 겪은 청야니는 2010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여자오픈 등 시즌 3승을 수확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로레나 오초와(멕시코)의 계보를 잇는 ‘골프여제’로 급부상했다.

장타와 함께 공격적인 플레이를 뽐내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10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청야니는 여세를 몰아 2011년 올해의 선수상 2년 연속 수상과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상금왕까지 3관왕을 독식했다. 2012년도 시즌 초반에만 3승을 올린 청야니는 브레이크가 고장 나 멈출 줄 모르는 폭주 기관차였다.

▲ 2011년 우승 당시의 청야니/GOLF POST DB

2012년 3월에 열린 KIA클래식 우승은 청야니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를 몰아치며 정상에 올랐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일일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시즌 3승을 챙긴 청야니의 부진 아닌 부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13년 시즌이 시작되자 청야니의 기세는 예전과 다름없이 무서웠다. 우승은 없었지만 개막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4위와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이후 단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회 마지막 날 순위는 계속 곤두박질 쳤고 컷 탈락하는 일도 자주 벌어졌다. 그렇게 ‘청야니의 시대’는 가고 있었다.

2014시즌에도 개막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4위와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 8위를 차지했다. 그 후 톱10 진입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3시즌과 똑같았다. 올 시즌도 비슷하다.

올해 스물여섯인 청야니는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스윙도 변화시키고 있다. 2011년 7승을 거둘 때만해도 티샷 평균 269.04야드였는데 올 시즌 270.01야드로 비거리도 늘었다. 장타 1위 조안나 클라튼(273.06야드)과는 3야드 차이다.

청야니의 티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2011년 58.5%(123위)에서 2015 시즌 55.7%(151위)로 내려앉았다.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은 2011년 67.9%(36위)에서 올 시즌 64.4%로 최하위권인 101위다.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 홀당 퍼트수는 2011년 1.76개(16위)에서 2015년 1.77개(14위)다. 예전보다 그린 난이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퍼트는 더 좋아졌다. 하지만 아이언 샷의 기술적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청야니의 가장 큰 부진의 이유라 하겠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 KB금융그룹)의 경우 아이언 샷의 기술적 정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그린적중률은 2011년 68.3%(34위)에서 2015년 75.7%(5위)로 업그레이드 됐다. 홀당 퍼트수는 2011년 1.72개에서 2015년 1.75개로 오히려 높아졌다.

박인비는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이 높아지면서 퍼트수가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공시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한때 LPGA투어에서 승승장구하던 ‘태극낭자’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청야니 앞에 번번이 무릎을 꿇고 무너졌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박인비를 필두로 올 시즌 ‘루키’인 김세영(22 미래에셋), 김효주(20 롯데) 등 수 많은 태극낭자들이 LPGA투어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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