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고향땅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둔 미셸 위.

[골프포스트 | 이강래기자]미셸 위(24.위성미)가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인 US여자오픈 우승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다. 우승 다음 날 아침까지 친구들과 화끈한 축하파티를 즐겼고 뉴욕으로 이동해 NBC와 폭스 스포츠, CNN, CBNC 등 거대 방송사의 TV와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했다.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뉴스 메이커로서 미셸 위의 영향력은 역대 US여자오픈 챔피언들과는 클래스가 다른 모습이다.

시상식 참석차 뉴욕에 들른 ‘LPGA투어의 전설’ 낸시 로페즈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미셸 위의 US여자오픈 우승 장면을 지켜본 듯 했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내게 그의 우승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멕시칸인 로페즈는 루키 시즌에 9승을 거둔 슈퍼스타로 70, 80년대의 미셸 위라고 할 수 있다.

미셸 위의 스윙 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도 “2014년은 미셸 위가 재탄생한 해”라며 “그녀의 두 번째 골프인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미셸 위는 10대 골프 천재소녀도 아니고, 슬럼프 탈출을 위해 힘겹게 투쟁하는 ‘미운 오리 새끼’도 아니라는 뜻이다. 많은 이가 레드베터의 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올시즌 그녀가 보여준 경기력이 대단함을 알기 때문이다.

미셸 위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챔피언조로 경기하며 렉시 톰슨에 이어 준우승을 거뒀고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다. 미셸 위는 지난 4월 고향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성대결을 벌이며 보여준 미셸 위의 천재성이 올해 들어 비로소 꽃을 피우는 모양새다. 많은 이들이 미셸 위의 메이저 우승 소식에 흥분하는 이유는 일회성 활약이 아닐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의 스포츠마케팅 분석가들도 미셸 위의 US여자오픈 우승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스포츠 스타의 영향력을 숫자로 보여주는 Q 스코어(Q Score)가 치솟고 있다. Q 스코어는 특정 스포츠 스타에 대한 인지도(awareness)와 호소력(appeal)을 설문조사를 통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미셸 위의 Q 스코어는 US여자오픈 우승 전 ‘14’에 불과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데 여자 프로골퍼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렉시 톰슨의 ‘37’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셸 위의 현재 인지도는 렉시 톰슨의 3배다. 미셸 위가 우승을 차지한 이번 US여자오픈의 TV 시청률은 지난 해에 비해 92%나 증가했다.

미셸 위는 나이키와 기아자동차, 맥도날드, 오메가, 사임다비, Zengyro 등 6개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녀의 스타 파워가 빛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후원기업군이다. 미국의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 피터 스턴은 “미셸 위는 스포츠 스타 뿐 아니라 엔터테이너로서의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며 “그녀는 골프 기량 뿐 아니라 패션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PGA투어에서 한 일을 미셸 위가 LPGA투어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US여자오픈 우승후 많은 이들이 미셸 위를 찬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일년 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실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미셸 위는 갖은 조롱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내면의 투쟁 없이 우스꽝스런 ‘ㄱ’자 퍼팅자세를 고수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녀의 성공은 부모의 헌신 없이는 불가능했다. 미셸 위의 부모는 과거 튀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지 이번 US여자오픈 우승후엔 뒤로 빠져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부모도 적절한 처세법을 깨달은 느낌이다. 미셸 위는 미국 나이로 24세다. 아직 그녀의 골프인생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기대감이 미셸 위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그녀의 어깨 위엔 새로운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강래 골프전문기자  altim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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