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수술로 메이저 최다승 도전에 먹구름이 낀 타이거 우즈.

[골프포스트=이강래기자]타이거 우즈가 허리 수술을 받았다. 우즈는 과거 네 번이나 무릎 수술을 받았고 엘보와 목, 아킬레스 건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이젠 허리까지 탈이 났다. 지난 6년간 우즈를 괴롭힌 부상은 골프 스윙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신체 부위에서 발생했다. 우즈가 폭발적인 스윙으로 전 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키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지만 그 사이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이다.

우즈의 허리 상태가 어느 정도인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그의 압도적인 골프는 수명이 다해 간다는 느낌이다. 허리 수술후 회복이 잘 돼 다시 우승할 수는 있겠지만 예전처럼 자신의 빨간색 셔츠만 봐도 경쟁자들이 벌벌 떠는 날을 보기는 어렵다. ‘별에서 온 골퍼’라는 칭송을 받던 우즈지만 필드 위에서 영원한 부귀영화를 누릴 수는 없다. 그 역시 생로병사를 겪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사는 우즈가 잭 니클러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을 깰 수 있을까다. 2008년 US오픈 우승으로 14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우즈는 지난 5년간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지구촌 골프 팬들은 우즈가 50세까지 메이저 우승을 다투는 불멸의 선수로 남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황금곰’ 니클러스는 46세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필 미켈슨은 43세이던 지난 해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했다. 미켈슨은 35세 이전엔 메이저 대회에서 1승에 그쳤으나 35세 이후 4승을 추가했다. 이 쯤 되면 “골프는 나이와 무관하다”는 주장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35세가 넘어 가면 메이저 우승확률은 확 떨어진다.

니클러스나 미켈슨의 우승은 보기 드문 사례다. 이들의 우승은 어쩌다 한번 나온 것이지 반복되지는 않는다. 40대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자주 우승하는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1960년 이후 지난 해까지 54년의 세월 동안 탄생한 메이저 우승자들의 나이에 대한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지난 54년간 탄생한 메이저 우승자는 216명이다. 그들의 평균 연령은 32세다. 대회 별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브리티시오픈은 31세, PGA챔피언십은 33세다. 이 숫자는 일관되게 적용된다. 그리고 1960년 이후 탄생한 메이저 우승자들중 35세 이하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6.6%에 달한다. 관록이 빛을 발할 것 같지만 메이저 대회는 ‘영맨들의 게임’이다.

우즈에게 중요한 통계가 하나 더 있다. 1960년 이후 지난 54년간 나이대 별 메이저 우승자 분포를 보면 20~25세가 24명(11%), 26~30세가 64명(30%), 31~35세가 76명(35%), 36~40세가 34명(16%), 41세 이후가 19명(8%)였다. 우즈의 올 해 나이는 38세다.

한 세대를 풍미한 위대한 골퍼들의 경우 30대 초,중반 메이저 대회에서 급격하게 경쟁력이 떨어졌다. 아놀드 파머는 34세 때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톰 왓슨은 33세,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31세였다. 조니 밀러와 커티스 스트레인지, 퍼지 죌러,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프레드 커플스는 35세 이후 단 한번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우즈는 32세 때인 2008년 US오픈에서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이후 6년간 무릎과 엘보, 목, 아킬레스건,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가 고장이 났다. 시간은 흐르고 우즈의 몸도 늙어 간다. 골프는 영맨들의 게임이다. 집중력이나 파워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올드맨들은 경험과 지식이란 무기를 앞세우지만 신체 능력엔 한계가 따른다. 이제 우즈는 영맨이 아닌 올드맨이 되버렸다. 이게 우즈에게 닥친 새로운 현실이다.

이강래 골프전문기자  altim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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