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포스트 최웅선기자]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황성하) 16대 집행부의 '막가파'식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KPGA는 지난 28일 2013년 정기 대의원총회를 개최해 정관을 개정하고 정회원들이 직접선거로 회장을 뽑던 방식에서 대의원 선출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준회원(세미, 티칭프로)들의 요구사항이던 회원제도 개선안(정관 8조 2항)은 상정조차 하지 않은 채 '프로지망생' 및 '골프지도자' 용어만 삭제했다.

그러면서 "준회원들의 불만사항이던 ‘프로지망생’ 및 ‘골프지도자’ 용어를 삭제해 회원화합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 작년 12월 18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정관 개정 시사 발언을 하는 황성하 KPGA회장

제16대 집행부는 작년 12월 1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자신들과 대립하던 프로출신의 15대 집행부 전원과 그에 동조했던 프로들을 일제히 제명하고 5천여 준회원의 반발을 차단하기 위해 이정훈 사무국장을 내세워 정관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국장은 이 자리에서 대의원들에게 정관개정의 필요성을 보고 한 뒤 'TFT(task force team)'을 구성하고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기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정기대의원총회 승인을 받아 4월 중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해 승인되는 즉시 개정 정관 적용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황 회장도 "운영위원회에서 TF팀을 구성해 준회원들의 이의 제기 등 그 동안 문제가 되었던 여러 가지 부문을 개정 할 것"이라며, "13대 집행부까지는 투어만 집중하다 보니 준회원이나 소외된 회원들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지 못했다. 앞으로는 전체 회원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해 정관 8조 2항 개정 시사에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KPGA 김정석 감사는 "황 회장이 당선되고 전반적인 감사를 했다."며, "KPGA 정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정관수정을 권고했고 12월 18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한바 있다.

수뇌부의 연이은 '정관 8조 2항' 개정 시사 발언으로 1988년 KPGA 세미프로 제도가 생기면서 정회원과 준회원의 수십 년 묵은 갈등이 '화합과 소통'의 수순을 밟는 듯 했다.

그러나 긴 겨울 동안 차분히 준비해 '꽃피는 봄'에 발표하겠다던 '공언(空言)'은 KPGA 집행부의 '꼼수' 였다. 16대 집행부는 협회 창립 이후 회원(준회원 포함)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던 일반회비를 '상조비'로 전환해 준회원이 요구하던 참정권(투표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또한, 정회원들의 직접선거로 회장을 뽑던 방식에서 대의원 선출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전체 회원의 80%인 5천여 준회원을 배제한 채 천여 명의 정회원 중 201명의 대의원을 뽑기로 했다. 몇몇 사회주의국가에서 국가주석을 선출할 때 공산당 당원에 한해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과 일맥 상통한 셈이다.

작년 10월 제16대 KPGA 회장선거에 나선 황성하 후보자는 "준회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정관규정을 근거해 적극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화합과 소통'을 명분으로 내걸고 상대 후보에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당선 뒤 황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협회가 안정화 되어 회원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가장 큰 화두는 협회의 정상화와 회원들간의 불신과 반목을 치유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 대업을 위해 한 몸 바쳐 희생할 준비가 되었다."는 당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화장실 급할 땐 문 두드리며 애원하더니 볼일 보고 난 뒤엔 언제 그랬냐는 KPGA 현 집행부가 5천여 준회원을 외면한 채 가고자 하는 길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할 뿐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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