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PGA투어 평균 310.2야드를 때려 장타부문 4위의 차지한 더스틴 존슨(미국)

[최웅선 기자]200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기록인 드라이버 비거리(DRIVING DISTANCE)에서 300야드 장타자는 '악동' 존 댈리(미국)뿐이었다. 샌드웨지로 140야드를 치는 그의 괴력에 전 세계 골프팬이 열광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이 되면서 평균 300야드를 넘는 장타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2012년 PGA투어 드라이버 1위는 버바 왓슨(미국)으로 평균 315.5야드를 때렸고, 평균 300야드를 넘기는 장타자만 21명에 이른다. 클럽메이커들은 너나 없이 장비의 발전을 떠들지만 클럽이 기여한 효과는 미미하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드라이버의 반발계수(COR)를 0.083으로 제한해 기준을 넘는 드라이버는 투어에서 사용을 금지했다. 또한, 헤드의 소재가 감나무, 알루미늄, 연철, 티타늄 등으로 발전하면서 부피가 2배 가량 커졌지만 헤드의 무게는 예나 지금이나 200g 근처에 머물고 있다. 한 마디로 장비가 골퍼의 거리를 늘려주지 않았다는 말이다.

반발계수를 극대화한 비공인 드라이버의 경우 같은 제품이라도 10~15야드 더 나간다고 한다. 그런데 투어선수들은 비공인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러면 투어선수들의 비거리는 어떻게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을까? 샤프트, 골프볼 등도 일정부분 기여했지만 클럽과 마찬가지로 수순은 미미하다.

스윙의 기술이 발전과 선수들의 체력 향상 때문이다.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골프선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이 뭉쳐 스윙이 안 된다고 터부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골퍼라면 누구나 근육운동을 한다.

PGA투어에 웨이트 트레이닝 '붐'을 일으킨 장본인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다. 1997년 데뷔 때만 하더라도 가냘픈 몸이었던 우즈는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 세계 최고의 골프선수로 성장했다. 우즈가 자신의 연습장면을 언론에 무수히 공개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만은 지금껏 공개를 꺼리고 있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우즈가 300야드를 넘게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티샷을 우드로 하는 경우가 많아 300야드 클럽에 가입한 적은 없다. 거리보다는 정확도에 승부를 건다는 의미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이 무작정 거리를 늘려 주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장타를 치기 시작한 것은 스윙기술의 진화 덕분이다. 과거에는 몸통 회전을 쉽게 하기 위해 축을 이동하면서 스윙을 하기도 했고 왼팔의 높이가 오른쪽 귀까지 올라가는 '업 라이트(Up light)' 한 백스윙을 선호 했지만 지금은 중심축을 고정하고 백스윙을 하고 '플랫'한 백스윙으로 바뀌었다.

또한, 왼발 뒤꿈치를 살짝 들어 올리는 '힐업(heel up)'으로 상체 회전을 크게 해 장타를 치는데 활용했으며 그 반동과 힘을 적절히 이용해 다운스윙 때 들었던 왼발을 다시 디뎌 타이밍을 맞추었다. 그러면서 비디오 카메라로 자신의 스윙을 촬영해 분석하고 단점을 보안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했다.

이에 반해 아마추어는 드라이버 거리를 늘리기 위해 몸에 좋다는 것들로 보신하고 1야드라도 멀리 간다는 클럽이 있으면 액수와 상관없이 교체하는 등 스윙에 기술보다는 장비에 의존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비거리를 늘려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우즈가 그랬던 것처럼 꾸준한 근육운동과 스윙의 기술적 보안만이 비거리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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