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빅힐데스하임오픈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볼빅힐데스하임오픈이 24일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컨트리클럽에서 이인우(40)가 초대챔피언에 오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인우에겐 지난 2005년 비발디파크오픈 이후 7년 만의 우승이라 더욱 값진 일이겠지만 최종라운드에서 공동선두 6명과 1타차 공동 7위 6명 등 선두권에서 초대 챔피언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치면서 오랜 만에 보는 박진감 넘치는 '명품' 경기였다.

이 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치러졌다. 볼빅(회장 문경안)은 남자투어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볼빅군산CC오픈에 이어 2012년에는 코리안투어 개막전을 준비했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밥그릇' 싸움이 장기화 되면서 무산됐다.

골프전문방송인 J골프(대표 김동섭) 역시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보다 국내투어가 개막전으로 열려 침체된 남자투어 활성화에 힘을 실으려 했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다.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계기로 의기 투합한 볼빅과 J골프가 남자투어 활성화에 힘을 모아 코리안투어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볼빅과 J골프는 흥행에 성공보다는 골프대중화를 목적으로 수도권과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대회를 열기로 했다. 골프용품업체와 골프전문방송의 탁월한 선택이다.

볼빅과 J골프의 신생대회 개최 소식을 접한 아시안투어는 KGT와 함께 공동 주관하는 것에 대해 문의했고, 순수 국내투어로 치르려 했던 이 대회는 지구촌인구의 2/3가 시청하는 국제대회로 합의가 됐고, 코리안투어 시드권자 대부분이 출전하는 성과까지 얻었다.

▲ 제천시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들

하지만 6월 초로 예정된 대회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무엇보다 개최지가 문제였다. 이 때 힐데스하임컨트리클럽이 타이틀스폰서로 골프장을 제공했고, 지자체인 제천시(시장 최명현)는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 자원봉사센터 소속의 자원봉사자와 인천국제공황과 대회장, 숙소를 오갈 수 있는 셔틀버스를 제공했다.

볼빅의 기획마케팅 윤경진 팀장은 "대회 개최 일주일전에 골프장 답사를 왔는데 과연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 질 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골프장 측과 제천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많은 분들의 도움이 이 대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인우는 볼빅힐데스하임오픈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리츠솔모로오픈이 내년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로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슬픈 일이다. 협회가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시안투어 볼빅힐데스하임오픈 총상금은 30만달러로 한화 3억4천8백만원이다. 국내 대회보다 상금규모는 작지만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는 총상금 10억짜리 대회보다 가치가 있었고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아시안투어와 KGT, 용품업체인 볼빅 그리고 J골프가 힘을 합쳐 위기에 처한 한국남자골프가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제 KPGA투어 상반기 대회가 모두 끝나고, 8월30일부터 KPGA챔피언십이 열린다. 그런데 하반기 대회 타이틀스폰서가 대회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루머'가 선수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어 불안을 가중 시키고 있다.

총상금 규모가 큰 대회도 좋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골프관계사들이 힘을 모아 작지만 알찬 대회를 만들어 수렁에 빠진 한국남자골프에 손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