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긴 잠에서 깨어났다.

우즈는 지난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 PGA내셔널 챔피언코스(Par70.7천1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지만 골프황제에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하지만 우즈의 최종라운드 성적만큼은 황제의 위엄이 넘쳐났다.

지난해 12월 PGA투어 이벤트 대회인 셰브론 월드챌린지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잭 존슨(미국)을 상대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부활'이 임박했음을 천하에 알린 우즈는 1월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아부다비GC(Par72.7천600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EPGA) HSBC챔피언십(총상금 27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붉은 셔츠를 입고 25개월 만에 정규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극심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그러나 장타와 단타를 적절히 조합한 티샷과 코스에 따라 페이드와 드로우 샷을 만들며 코스를 공략한 '샷 메이킹'은 전성기 보다 더 큰 잠재력을 보여줬다.

▲ PGA 혼다 클래식 타이거 우즈의 기록

그리고 PGA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대회 3라운드에서 단독 3위로 뛰어 올라 '화려한 부활'의 찬스를 잡았으나 최종라운드에서 홀당 2.22개라는 최악의 퍼팅 난조로 주저 앉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회전에서도 탈락했다.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칠 때마다 더 깊은 수렁으로 떨어지고 2009년 '섹스 스캔들' 이후 2년을 침묵하며 절치부심했던 우즈가 올 시즌 네 번째 출전한 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되살아 났다.

이 대회에서 드라이버 샷은 평균 310야드를 쳐 더 길어져 출전선수 중 1위를 기록했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평균 71.4%로 8위권이다. 아이언 샷 정확도를 가늠하는 그린 적중률 또한 평균 69.4%로 공동 3위, 홀당 퍼팅은 대회 평균 1.680개로 9위다.

혼다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2개에 버디 4개 8언더파 62타를 친 우즈는 '절대지존'의 샷으로 다시 한번 대회장을 뜨겁게 달궜지만 매킬로이의 우승과 세계랭킹 1위 등극으로 빛이 바랬다.

우즈는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우승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황제 매킬로이와 영원한 황제 우즈의 시즌 첫 메이저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