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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큰 여자 조윤희 '골프로 인생을 배워요'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 승인 2011.11.27 21:12
   
▲ KLPGA 선수협의회 부회장 조윤희(2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0년차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정규투어 선수들이 한 번쯤 해봤을 2, 3부 투어 우승도 없다. 그저 그런 선수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녀는 투어 10년 동안 시드를 유지한 실력파다. '골프는 천직'이라고 말하지만 '골프 아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선수들의 일상은 일요일 대회가 끝나면 다음 대회가 열리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고 월, 화요일은 연습라운딩과 수요일은 프로암에 참가한다. 대회가 없는 겨울엔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따뜻한 나라로 전지훈련을 떠나 투어가 개막하는 봄에 돌아 온다. 투어선수는 세상과 단절되어 그들끼리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조윤희는 프로암에 참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선수라는 직업상 사회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요. 프로암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분들과 18홀 동안 그분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넓은 세상을 배워요."라고 한다.

조윤희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때 생애 첫 우승컵에 입맞춤 할 수 있었지만 시합에 집중하지 못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매 대회 집중하지 못한다. "선수회 부회장으로서 선수들의 복지와 권익에 앞장서고 있어요.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선수회 의무예요.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기 전에 선수들의 문제점 또한 솔선수범 해 고쳐야죠."라며, "대회 때 제일 문제가 몇몇 선수들의 늑장 플레이로 전체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어. 저랑 플레이 하는 선수 중 늑장 플레이를 하면 빠르게 유도해요. 그러다 보니 욕 먹을 때도 많고 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지만 더 많은 선수들을 위해 어쩔 수 없죠."

   
▲ 2011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단독 선두로 나섰던 조윤희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기자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윤희를 따라 다녔다. "뒤 팀 밀리고 있잖니 빨리빨리 치자…." "홀 비었다. 너무 늦는다." 늑장플레이가 진행되면 어김없이 그녀의 잔소리가 동반자를 재촉한다.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남을 배려한다. "욕을 많이 먹지만 선수 몇 명이 아닌 전체가 이익을 볼 수 있어 괜찮아요. 현재 대회에 108명이 참가하는데 경기진행이 남자선수들처럼 빨라지면 시드를 늘려 더 많은 선수들이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거든요."

3타차 단독선두에서 타수를 잃고 있는 상황. 어드레스에 들어간 그녀에게 갤러리가 카메라 셔터를 터뜨린다. 그녀의 캐디를 보던 아버지 조창수씨가 "사진 찍지 마세요."라고 한 소리하자 "아빠! 실수 할 수도 있는 거지 갤러리 분들에게 그러지마!"라고 편을 들고 나선다.

그녀에게 우승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선수가 우승권에 들면 '상금이 얼마니까 상금순위 몇 위로 올라가겠구나'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 대회가 메이저니까 우승하면 5년 동안 시드가 확보되네. 그럼 5년 동안 골프 말고 뭘 해볼까?'라는 생각을 해요."라고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엉뚱한 것 같지만 그녀는 골프보다 세상을 더 갈망한다. 이런 그녀의 갈망은 미국유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주니어시절 유망주로 촉망 받았지만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하며, 세상 보는 눈을 떴다는 그녀는 "남들보다 조금 낳은 골프기술을 좋은 일에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골프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있다'는 조윤희의 골프 인생 중 가장 큰 행복은 동생(조윤지20.한솔)가 2010년 볼빅 라인엔스코트여자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라며, "선수회 회장을 맡은 언니(지유진32.하이마트)가 일에 매달리느라 시드를 잃었어요. LPGA 같은 경우 회장은 선수를 위해 봉사하기 때문에 임기 동안 시드를 보장 받지만 국내는 제도가 미흡해 개선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올 시즌 아쉬움을 덧붙였다.

자신에 이익보다 남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넓고 큰 가슴을 가진 여자 조윤희가 아름다운 이유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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