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유소연(21.한화)의 LPGA투어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LPGA투어를 보도하는 온-오프라인 신문방송 할 것 없이 'OOO 100도전' '100승 다음 기회에…." 등등으로 미국무대에서 활약하는 태극낭자군단이 LPGA투어 통산 100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 LPGA투어 한국인 최초 우승자 구옥희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100승은 한국 언론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올 시즌 초 골프전문방송이 이슈화 했고 대다수 언론도 이심전심으로 동승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재미교포 선수들의 우승까지 포함한 100승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마저 일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냐 '한국계'냐를 따지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100승에 의미'를 억지로 만들어 짜맞추려는 형태가 더 가관이다.

신지애(23.미래에셋)가 국내에 들어와 가진 언론과 인터뷰에서 "LPGA통산 100승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야단 법석을 떨다 보니 3라운드까지 잘 치다가도 최종라운드에서 심리적 압박을 받고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머지않아 한국(계)선수가 100승을 달성할 것이고 언론은 스포츠면 헤드라인으로 도배해 대한민국 여자골프를 구한 '슈퍼우먼'으로 만들 것이다.

1988년 스탠다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구옥희가 LPGA투어 한국인 첫 우승을 했다. 그리고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 등이 한국여자골프를 본격적으로 알렸다. 그 이전 재미교포 펄 신도 1승을 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펄 신은 LPGA부회장을 역임하며 한국선수들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민족이란 큰 틀에서 볼 때 짧은 시간 야단법석을 떠는 100승 코 앞까지 온 건 승수를 보탠 선수뿐 아니라 박희영, 김송희, 양희영 등 우승은 못했지만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모든 한국선수들이 함께 노력하고 경쟁했기 때문이다.

100승의 의미를 굳이 부여 한다면 100승을 채운 선수와 우승을 보탠 선수뿐 아니라 LPGA투어에서 활동하거나 활동했던 모든 한국(계)선수에게 영광을 돌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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