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럽골프의 전성시대이다.

▲ EPGA 홈페이지 캡처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이 제111회 US오픈 우승자 '로리 맥킬로이(22.북아일랜드)'에 대한 기사를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쏟아내고 있다.

'두 살 때 드라이버로 40야드를 날린 골프 신동'이자 '아홉 살 때 첫 홀인원을 기록한 골프 천재' 맥킬로이의 등장은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세계 골프계에 단비를 뿌려주며 침체된 골프시장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세계골프의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간 듯 보이지만 그러기엔 2% 부족하다.

1996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프로로 전향한 뒤 15년 동안 쌓은 업적은 엄청나고 화려하다. 맥킬로이가 잭 니클라우스→타이거 우즈의 계보를 잇는 '골프황제'로 세계 골프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맥킬로이는 지난해 퀘일할로 챔피언십(현재 웰스파고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우승했고, 디 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르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PGA투어 우승이 없는 리키 파울러(23.미국)에게 신인왕이 돌아가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미국프로골프협회가 자국선수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2010 US오픈 챔피언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 또한 "PGA는 보수적이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파울러는 총 19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만 8번 당하고 우승을 하지 못해 맥킬로이의 대회 성적과 크게 비교됐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맥킬로이는 2011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포기하고 유러피언(EPGA) 투어에 전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PGA 투어에서 맥킬로이는 많은 승수를 쌓아도 상금순위 등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유는 정회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투어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총상금 및 우승상금 규모가 EPGA 투어는 PGA투어에 3분의 2수준에 머물고 있다. 맥킬로이의 앞 마당인 유러피언 투어의 현실이다.

PGA 투어 출전권을 포기한 맥킬로이가 말을 바꿔 PGA 투어에 전념하기엔 명분이 없고, 그럴 경우 유럽골프계에 배신자란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설령 유럽 골프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PGA와 EPGA 투어를 병행할 경우 어린 맥킬로이지만 체력적인 부담 속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올릴 지 의문이다.

맥킬로이가 '골프황제'로 입지를 굳히기에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타이거 우즈이다. 아직까지 세계골프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타이거 우즈가 '섹스 스캔들'과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재기에 성공한다면 '반짝 스타'로 우즈의 그늘에 가려 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전 세계 골프팬들의 기대치이다. 우즈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카리스마와 강력한 파워로 무장한 골프스윙을 예술의 경지로 만들며 스캔들 이전까지 진화했고 현재도 진화 중으로 우즈의 시대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다.

로리 맥킬로이의 시대는 우즈의 재기 여부에 달려 있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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