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막강한 기세도 가는 세월을 붙잡지 못하고 봄이 왔다.

골프시즌 시작과 더불어 신규골프장들이 속속들이 개장하거나 예정이어서 골퍼들의 선택 또한 넓어졌다.

봄철 라운드를 준비하는 골퍼들에게 있어 스코어보다 중요한 것이 매너와 에티켓이다. 골프가 다른 운동과 달리 '신사의 스포츠'라 불리는 것은 스코어나 페널티를 심판이 아닌 플레이어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과하기 때문이다.

골프규칙은 영국 R&A와 미국 USGA에서 공동으로 제정하고, 세계각국의 의견을 모아, 4년마다 개정하여 세계 공통으로 적용한다. 세계 공통으로 적용되는 '골프규칙'의 제1장이 바로 '에티켓'이다.

골프대회에서 선수들이 샷을 준비하게 되면 경기진행요원들이 '조용히'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갤러리들의 행동을 제지한다. 선수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골프스윙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면 즉, '멘탈(mental)' 운동이기 때문이다.

골프의 매너와 에티켓은 비단 골프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골퍼가 연습하거나 레슨 받는 연습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초보자들이 골프를 시작한 이유는 제 각각이지만 구력이 생기게 되면 실력에 따라 100타, 90타, 80타를 깨는데 목표를 두고 연습하거나 레슨을 받는다.

목표달성을 위해 열심히 '칼'을 갈고 있는 연습장에서 하루 종일 죽치며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떠들거나 타인의 스윙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공공의 적'이 있다.

이들은 이제 막 '백돌이'를 탈피했거나 컨디션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비기너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A씨 "나는 싱글 안쳐도 돼. 그냥 드라이버 OB 안 나고, 아이언 똑바로 나가면 그걸로 만족해…."
B씨 "난 꼭 싱글 칠 거야! 그래서 라운딩 자주 하고 싶은데 매너 없는 사람들이 많아…. 골프 암만 잘 쳐도 매너 없는 사람이랑은 공치기 싫어…."
C씨 "어제 부킹한 골프장 퍼블릭(9홀)이 아니라 정규 18홀이래 그래서 취소했어…."

골퍼들은 알고 있다. OB 안 나고 아이언 똑바로 나가면 '프로'라는 것을…. 그리고 연습 안하고 입으로 골프 쳐서 절대 싱글 할 수 없고 매너와 에티켓은 나부터 지켜야 한다는 것을….

골프장은 두 종류가 있다. 회원권을 분양해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과 누구나 예약만 하면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대중(퍼블릭)골프장. C씨는 골프책자에서 '퍼블릭'이라는 문구를 보고 9홀 골프장인줄 알고 부킹 했다가 취소했다. 퍼블릭은 회원제로 운영되지 않는 대중골프장을 말하며, 골프장 규모에 따라 18홀, 27홀, 36홀도 있다.

또한, 입으로 골프 치는 분들 에어로빅 끝나면 최소한 옷은 갈아 입고 연습장에 와서 골프 해야지 섹시한 에어로빅 옷 입고 골프 하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아야 한다.

그리고, 프로에게 레슨 받는 초보자에게 "그렇게 치면 안돼요! 이렇게 치세요!"라고 레슨 하는 행위도 절대 금물이다.

프로는 고스톱 쳐서 딴 자격증이 아니라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또는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엄격한 프로테스트를 통과해 실력을 검증 받았거나 또는 이에 준하는 이들이 하며,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골프 또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동으로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골프의 매너와 에티켓이 동반자를 배려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동반자를 배려함으로써 자신 또한 보호 받는다.

골프장에서는 매너와 에티켓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정작 연습장에서는 지키지 않는 이중잣대의 골퍼는 기피대상 1호라는 것만 알아두자!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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