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골프국가대표의 쌍두마차이자 라이벌이었던 김경태와 강성훈은 2006년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경태는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으로 강성훈과 함께 국위선양을 인정받아 시드 대기자 22번, 23번으로 화려하게 프로로 전향, 코리안투어에 합류했다.

코리안투어(KPGA) 첫해인 07시즌 두 사람의 희비는 엇갈렸다. 라이벌 김경태가 개막전을 포함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하는 등 맹활약 했으나, 강성훈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아마추어시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금호아시아나오픈에서 첫 톱10에 진입한 강성훈은 연우헤븐랜드오픈 3라운드에서 자신의 최저타 기록인 10언터파 62타를 치며 단숨에 2위로 올라 프로데뷔 첫 승을 거둘 절호의 찬스를 맞았으나 우승의 신(神)은 강성훈을 외면한 채, 기상악화로 4라운드가 취소되며 첫 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에 반해 라이벌 김경태는 시즌 개막전인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KPGA 역사상 처음으로 데뷔 전을 우승하는 것도 모자라 다음 경기인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 3일 내 선두를 지키던 중국의 '골프지존' 리앙웬총을 5타차로 역전 우승하며 '슈퍼루키'임을 입증했다.

KPGA 경기 룰은 우승자에게 다음해부터 2년간 풀시드를 부여했지만, '괴물' 김경태를 위해 당해 년도 우승부터로 바뀌게 되고, 계속된 투어 출전으로 날개를 단 그는 KPGA 사상 최초로 해외에서 열린 삼릉애플시티오픈에서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한다.

07시즌 KPGA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상금왕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며, 연말 대상 시상식에서도 공동 다승(시즌3승), 덕춘상(최저타수), 대상까지 수상해 5관왕을 달성하고 더 큰 무대로 눈을 돌린다. 2008년 조건부 출전으로 일본무대(JGTO)에 진출한다.

▲ 2010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한 '강성훈' 사진제공:KPGA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골프단체던 금메달 주역 강성훈은 아마추어 때인 2006년 롯데스카이힐오픈에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나가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2007년 프로로 전향한 뒤에는 번번히 정상 문턱에서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아마추어시절 라이벌 김경태가 일본무대를 밟을 때 강성훈은 더 큰 무대인 PGA에 도전하지만 실패한다. 정상문턱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던 강성훈이 2010시즌 상반기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프로 전향 후 첫 우승을 차지한다.

세계 5대 골프투어인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김경태는 일본의 골프신성 '이시카와 료'를 물리치고 한국인 최초 상금왕에 등극한다. LPGA투어, 아시안투어, 일본골프투어(남녀동반)에서 한국선수들이 모두 상금왕에 오르는 겹경사로 언론의 주목을 받을 때 또 하나의 낭보가 들려온다.

꿈의 무대라 불리는 미국 PGA투어에 김비오와 함께 강성훈이 입성한 것이다. 남자프로골퍼가 꿈꾸는 세계 최고의 무대,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무대에 오른 것이다. 골프관계자들은 "EPGA 10승도 PGA 1승만 못하다"라고 말한다. 그 만큼 PGA투어가 선수층이 두텁고 어렵다는 것이다.

프로 전향 후 KPGA와 JGTO(일본골프투어)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는 김경태와 함께 강성훈이 최경주, 양용은의 뒤를 잇는 PGA투어의 대표선수로 성장해 아시아 최초의 PGA투어 한국인 상금왕이 되길 기대한다.

최웅선 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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