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수텝에서 내려다 본 치앙마이 시내

란나(Lanna)왕국의 새로운 도시 "치앙마이(Chiang Mai)"는 역사유적과 함께 해발 335m의 북쪽 산악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산악 트래킹(Tracking)'과 '에코투어(Eco Tour)'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이다.

▲ 부처의 사리가 모셔진 "황금쩨디"

사방이 정글로 둘러싸여 있는 지형은 산악 트래킹의 다양한 코스와 고산족 마을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고산족 문화체험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문화를 잠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치앙마이 산악 트래킹은 반나절 투어부터 2박 3일 코스까지 있어 여행자의 스케줄에 맞는 일정을 선택하면 된다.

란나왕국은 15~17세기까지 버마(현 미얀마)의 지배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변국의 영향으로 독특한 문화를 생산했다. 특히, 귀족들의 정책과 민생 등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에서 유래된 "칸똑(Khan Tok)"은 치앙마이의 대표적 문화유산의 하나이다.

란나의 전통음악과 춤을 즐기며 식사하는 "칸똑 쇼(Khan Tok Dinner Show)"는 치앙마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특별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쿰 칸똑, 올드 치앙마이문화센터, 란나칸똑, 씹 썽 판나 등에서 매일 밤 공연하며, 그 중 "쿰 칸똑(Khum Khantoke Dinner Show)"이 제일 볼만하다. 입장료는 250~300바트로 식사가 포함되어 있으며, 현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왼쪽)행운의 종. 가운데)쩨디 앞에서 기도하는 모자. 오른쪽)불탑 주변에 소원을 적어 매달아 놓은 종

▲ 진신사리를 모셔 온 흰 코끼리

해가 서쪽으로 기운 오후였지만 사원을 찾는 사람들은 끊이질 않는다. 치앙마이를 방문 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도이수텝'의 오전과 오후의 느낌은 달랐다. 오전엔 주로 외국인 관광객과 현지인 성지 순례자들이 주를 이뤄 사원보다는 관광지의 느낌을 받지만 오후엔 하루 일과를 끝내고 찾아오는 현지인들로 인해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떤 이는 도이수텝을 두고 "태국을 방문한 사람 중에 치앙마이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태국을 봤다고 할 수 없고, 치앙마이를 방문한 사람 중에 '도이수텝'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치앙마이를 봤다고 할 수 없다."라고…. 내가 도이수텝을 자꾸 찾는 이유는 현지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진심 어린 신앙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구불구불 험한 산길을 올라 해발 1,053m에 자리 잡은 "왓 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that Doi Suthep)"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있다. 13세기 수코타이 왕국으로부터 부처의 진신 사리를 얻어 흰 코끼리에 싣고 묻을 자리를 찾는데 신선이 사는 산(山) '도이수텝(도이수텝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신선이 사는 산이다)'에 올라 멈춘 후 세 바퀴를 돌고 쓰러져 죽자 이곳이 치앙마이에서 가장 신성한 곳이라 여겨 진신사리를 묻고 사원을 세웠다고 한다.

진신사리가 모셔진 "황금쩨디"는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보수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었지만 가정의 행복과 건강을 비는 불자들의 탑돌이는 계속되었고 소원을 빌어 메달아 놓은 종은 늘어만 갔다. 오후 5시 40분. 진신사리를 수코타이 왕국에서 싣고 온 흰 코끼리상(像)을 스님과 함께 즐겁게 청소하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도이수텝을 내려 왔다.

시내에 위치한 '로터스(LOTUS)'에서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나이트바자(Night Bazar)"로 향했다. 방콕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때문인지 바자는 한산했다. 고산족이 수작업으로 생산한 제품과 태국 냄새가 물신 풍기는 토산품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끌며 예쁘게 진열돼 있다. 가까운 지인과 친구에게 선물로 제격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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