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파타야에서 쏭크란 축제를 현지인들과 함께 즐기는 외국인들....

[태국 파타야=최웅선 기자]매년 이맘때가 되면 태국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바쁘고 들뜨기 시작한다. 새해맞이 축제인 "쏭크란(Songkran)" 때문이다. 태국에는 세 번의 새해 첫날이 있다. 양력 새해 첫날인 1월 1일과 중국 음력 1월 1일, 그리고 태국력 새해 첫날인 4월 13일이다.

쏭크란이 되면 객지에 나와 있는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고향 어른들에게 "싸와디 삐 마이(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새해 인사를 드리며 꽃잎을 띄운 정화수를 고향 웃어른들 몸에 부어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웃어른들 또한 마을 젊은이들에게 물을 뿌려 나쁘거나 불행한 운세를 씻어 준다.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타이족(泰族)"의 기원은 제쳐두고, 중국 운남성에는 "시솽반나(西双版納)"라는 타이족자치주가 있다. 100만 명의 타이족이 살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문화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뿌리내린 "소승(小乘)불교"가 번성하고 있다.

4월 13일, "시솽반나" 타이족자치주에서는 "포쉐이지에(潑水節)"라는 새해 맞이 물 뿌리기 축제가 열린다. "초록의 나라" 라오스의 "분 삐 마이 라오(Bun Pi Mai Lao)", "황금의 땅"이라 불리는 미얀마의 "띤 딴(Thingyan)" 역시 최대 명절이자 새해맞이 물 뿌리기 축제로 4월 13일이다. 규모는 작지만 캄보디아, 베트남 모두 비슷한 시기에 태국의 "쏭크란"과 똑 같은 의미의 물 뿌리기 축제를 한다.

라오스의 "라오족", 미얀마의 "샨족"은 1253년 원(元)나라 "쿠빌라이 칸"의 침략으로 남중국에서 메콩강을 따라 남하한 "타이족"이라고 추정하고 있듯, 태국의 "쏭크란(Songkran)", 중국 시솽반나(西双版納)의 "포쉐이지에(潑水節)", 라오스의 "분 삐 마이 라오(Bun Pi Mai Lao)", 미얀마의 "띤 딴(Thingyan)"은 "타이족(泰族)"의 대표적 "전통문화"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문화 축제"인 것이다.

우리의 옛 어머니들이 무엇을 원하고 바랄 때 "정안수"를 떠 놓고 기도하거나 신(神)과 소통할 수 있는 신령(神靈)을 가진 무당을 통해 굿을 하며 물질적 풍요와 안녕을 기원했듯 태국,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물 뿌리기" 축제 역시 타이족의 전통신앙인 "샤머니즘(Shamanism)"과 그들 삶의 철학이자 생활인 "소승불교"와 깊은 연관이 있다.

신(神)과 소통할 수 있는 무당이 액운을 씻어 내거나 귀신을 쫓아낼 때 물을 뿌리고, 불교신자가 스님에게 탐분(공덕 쌓기)을 할 때 신자의 액운을 씻어내고 귀신을 쫓고, 무병장수와 축복을 내릴 때도 물을 뿌린다. 물(水)은 그들에게 있어 특별하고 신성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물 뿌리기"는 타이족의 대표적 문화이자 물(水)의 정화력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축제이다.

부모와 자식 또는 웃어른과 젊은이들간 물 뿌리는 정화 의식이 끝나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거리로 나와 물을 뿌린다. 커다란 물통을 갖고 나와 바가지로 열심히 물을 뿌리는 사람, 물 호스를 집 밖 거리까지 연결해 물을 뿌리는 사람, 픽업트럭 짐칸에 물을 싣고 다니며 물을 뿌리는 사람 등 그야말로 '광란(狂亂)'에 가까운 "물의 난장"을 벌이지만 모든 행위가 액운과 귀신을 쫓아내는 정화의 목적을 두고 있다.

태국 파타야에서 벌어지는 쏭크란은 동남아시아 최고의 "물 축제"라 할 수 있다. 파타야 시내 전 지역은 현지인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온 외국인들과 함께 쏭크란을 즐긴다. 특히, 파타야 해변과 파타야 세컨로드 북쪽 "알카자" 쇼장 주변 볼거리가 풍성하다.

파타야 관공서에서는 행여나 시민들이 물이 떨어져 축제를 즐기지 못할까 물 차, 소방차 등 물을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거리의 시민들에게 물을 배급해 준다.

지구촌 사람들이 참여하는 "물 뿌리기" 축제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지만 참여한다면 즐거움은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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