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환 추기경의 발자취

1968년 서울 대교구장 취임식 때 김수환 추기경은 인사말은 “교회의 높은 담을 헐어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합니다.”였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었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호는 ‘옹기’였으며, 1922년 음력 윤 5월 8일(양력 7월 2일) 대구 남산동에서 5남 3년 중 막내로 태어났다.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은 1941년 동성 상업학교 재학시절 ‘황국 신민으로서 그 소감을 쓰라’는 시험 문제에 “나는 황국 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이라고 썼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오라는 대구대교구장의 명령을 받아 동성상업학교 졸업 후 1941년 4월 도쿄 조치(上智)대학으로 유학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학업을 중단 1947년 9월 혜화동 성신대학(지금의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복학, 1951년 9월15일 대구 계산동성당에서 사제로 서품됐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첫 사목 생활은 경복 안동 본당이었으며, 1956년 7월 독일 뮌스터대로 유학, 대학원에서 신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1964년 귀국해 그 해 6월 가톨릭시보사(현 가톨릭신문)사장에 취임했다.

1966년 5월31일 주교 수품을 받고 마산교구장에 임명되고, 1968년 5월 29일 대주교 승품을 받고 제 12대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다.

1969년 3월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 최초로 추기경에 서임되어 4월30일 로마에서 서임식을 갖게 된다. 당시 나이 47세로 전세계추기경 136명 가운데 최연소자였다.

김수환추기경은 이후 30년 동안 서울대교구장으로 재임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또한 김수환추기경은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성회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한 가운데 개최하는 등 천주교 부흥에 힘썼으며 한국사회의 인권과 민주화 운동에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군사독재 시절 군사정권을 강력히 비판하는 등 현실에 동참하며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때 대학생이 숨어 있는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학생들을 체포하려면 먼저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를 밟고 가시오”라는 말로 학생들을 지켜내고 군사독재에 저항했다.

75세가 되던 1997년 교회법에 따라 로마교황청에 서울대교구장을 사임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1998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사임 의사를 허락해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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