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KLPGA>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이정민(30)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있다.

한국여자선수 중 아이언 샷을 가장 잘 다뤄 ‘아이언 걸’이라는 애칭이 붙는데 남자선수들도 어렵다는 롱 아이언을 잘 친다.

아마추어골퍼도 잘 알겠지만 롱 아이언은 힘과 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공이 러프에 들어가면 남자선수들도 참사(?)를 피하기 위해 웬만하면 핀을 직접 노리지 않고 끊어 간다. 이정민은 여자선수임에도 핀을 향해 쏜다.

지난 17일 베트남 호찌민 근교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654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2라운드 18번홀(파5)에서 이정민은 ‘아이언 걸’이라는 애칭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날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러프지역으로 떨어졌다. 남은 거리를 확인한 이정민은 4번 아이언을 꺼내들고 핀을 향해 쐈다. 공은 핀 2m지점에 붙었고 ‘1퍼트’로 이글을 잡아냈다.

이정민은 아이언 뿐 아니라 멀리치고 똑바로 가는 드라이버 샷의 귀재다. 루키시즌인 2010년 제24회 한국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두고 대회 출전선수 108명 전원이 참가한 ‘장타대회’에서 ‘장타 퀸’에 등극했다.

▲ <사진제공: KLPGA>

그는 올해 KLPGA투어 13년차를 마무리한다.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까지 포함하면 그가 13년 동안 뛴 292개 대회 평균타수는 72.1188타, 평균비거리는 247.462야드, 그린적중률 73.395%다.

지난 13년 평균 최상위권의 기록을 유지하며 어린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건 꾸준한 연습과 체력훈련이지만 가장 큰 경쟁력은 ‘정말 골프를 즐긴다’는 것이다.

이정민은 선두권에 있어도 우승을 정조준하지 않고 자신의 전략대로 플레이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동반자를 가리지 않는다.

이정민은 “어떤 조에서 플레이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 공략대로 플레이 하다보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는 모습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2010년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첫 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통산 9승을 달성한 이정민은 투어 13년차를 마무리하는 12월에 KLPGA투어 선수로는 14번째로 두 자리 수 우승기록을 가진 선수가 됐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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