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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골프인사이드]‘맏언니’ 지은희가 골프인생 제2막을 열 수 있었던 이유
최웅선 기자 | 승인 2022.05.31 07:10
▲ 매치플레이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지은희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지은희(36)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그래서 ‘맏언니’라는 애칭이 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애칭은 ‘미키 마우스’다. 항상 미소 띤 얼굴로 찡그린 모습을 볼 수 없어서다.

지은희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자신을 더 큰 선수로 키워냈다.

LPGA 데뷔 첫 해인 2008년 웨그먼스 LPGA에서 첫 승을 거두고 2009년 미국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 US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스윙교정에 돌입했다. 그러나 스윙교정이 잘못되면서 오히려 ‘독(毒)’이 됐다. 몸부림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정글의 늪이었다. 그리고 지은희란 이름은 금세 잊혀졌다.

▲ 김상균 전 한화큐셀 골프단 감독<와이드스포츠DB>

세상 사람들은 그를 잊었지만 단 한사람은 주목하고 있었다. 김상균 전 한화골프단 감독이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는 지은희를 지켜본 김 전 감독은 그를 ‘한화큐셀골프단(이하 팀 한화)’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을 알아주고 믿어주는 팀 한화에게 지은희는 2017년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6타차 대승을 거뒀다. 2009년 US여자오픈 이후 8년 만이자 여자골프에서 퇴물 취급 받던 서른한 살에 만든 통산 3승째였다.

그리고 2018년 기아클래식,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까지 1승씩을 수확했다. 자신에게 골프인생 제2막을 열어 준 팀 한화에게 우승으로 보답했다.

3년 4개월 뒤인 2022년 5월 30일. 지은희는 자신보다 14살이나 어린 ‘루키’ 후루에 아야카(21)을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제압했다. LPGA 매치플레이 한국선수 첫 우승이자 최고령 우승기록(36세17일)이다. 지은희는 통산 6승 중 4승이 서른을 넘겨서 거뒀다.

든든한 후원사가 없었다면 지은희가 서른을 넘겨서도 계속 우승트로피를 수집할 수 있었을까.

LPGA투어에서 팀 한화의 후원으로 빛나는 보석이 된 선수들은 허다하다. 한국선수들 외에도 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와 그의 동생 제시카 코다(미국)도 미국 기업이 외면했을 때 한화가 나서 미국여자골프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잡초를 고귀한 ‘난(蘭)’으로 키우고 향기 잃은 꽃을 정성으로 보살펴 생명을 불어 넣어 준 김상균 전 감독과 팀 한화에 박수를 보낸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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