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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이 난무한 한국프로골프협회…피해자만 11명인데 경고 또는 견책 사유
최웅선 기자 | 승인 2021.04.21 06:46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

몇 년 전 ‘미투’가 전 세계에 들불처럼 번지면서 큰 파장과 충격을 주었죠. 성추행이란 범죄는 남성이 여성에게 행하는 것만 아닌 동성 간에도 일어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동성끼리의 성추행은 그저 장난으로 치부하기 일쑤입니다. 이성간의 성추행은 범죄가 되고 동성은 장난일까요.

직장 내 성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를 격리시키고 가해자는 대기발령 또는 직위해제 시켜 즉시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프로세스입니다.

그런데 한국프로골프협회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성추행에 관한 내부고발을 접수하고도 프로세스를 진행하기는커녕 노조에 공문을 보내 근거와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합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은 전 경영관리 팀장입니다. 그 직위는 협회의 살림과 행정을 모두 아우르는 중책으로 직장 내 성희롱, 성추행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위치입니다.

경영관리팀장의 주요 성추행 대상은 대리와 사원인 부하직원들로 협회 화장실이 주된 장소였습니다. 소변을 보고 있을 때 주요 부위를 주물럭대거나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때 추행합니다. 또 부하직원과 단둘이 업무적 대화를 나룰 때 귓불을 애무하는 등 직원 대다수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부하직원에 대한 호칭도 이성에게나 사용하는 ‘자기야’ 또는 ‘베이비’라고 하거나 한국프로골프협회 후원사 특정 브랜드명을 보고 ‘나에게는 섹스 돌’로 들린다는 등 툭하면 음담패설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성범죄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친밀감의 표시라 주장합니다. 전 경영관리팀장 또한 이런 주장을 편다면 화장실이 부하직원과 친밀감을 나눌 장소인지 묻고 싶습니다.

전 경영관리팀장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최근까지 다수의 직원에게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성추행을 저지른 겁니다.

또 성추행이 드러나기 전부터 부하직원에 대한 ‘갑질’, 전 사무국장 비위사실 비호 및 피해자 회유, 전 마케팅 부본부장의 비위 혐의 내부고발에 대한 묵인 방조 및 축소보고가 드러난 전력이 있고 인사 책임자로서 인사관리 부실로 협회에 금전적 손실을 입힌 것으로 확인돼 내부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전 경영관리팀장을 처음 내부고발한 건 작년 8월 KPGA 상반기 감사를 통해서입니다. 현 집행부 감사는 직원 10여명을 개별 면담하면서 전 경영관리팀장의 비위사실을 제보 받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감사결과보고서에는 전 경영관리팀장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줄도 적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반기 감사의 핵심이었던 직원 면담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을 감사보고서로 제출합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직원이라는 자산은 회사라는 조직을 떠받치는 가장 핵심축이라며 일반조직에서도 인사가 만사라는 것처럼 관리에 있어 특별히 신경 써야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30명도 되지 않는 작은 조직원과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역대 최악이라 인식되었던 17대 집행부에서조차 일어나지 않았던 내부 분열로 인한 노조설립은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다는 감사의 판단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경영자라 함은 직원과 교감하여 조직원들로서 소속감을 부여해 줄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러한 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내부 직원들의 이야기는 귓전에도 듣지 않고 외부 비전문가의 이야기와 제안만을 협회 직원에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적습니다.

직원과 면담에서 전 경영관리팀장에 대한 내부고발은 쏙 빼놓고 회장과 집행부만 질타한 겁니다.

작년 10월 공석이었던 KPGA 사무국장에 구자철 회장의 비서가 자리를 채웁니다.

신임 사무국장은 직원 개별 면담 후 발 빠르게 경영관리팀장을 교육팀으로 인사이동 시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더 이상의 조치는 없습니다. 문제가 없었다면 인사조치할 일도 없는데 말이죠.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진상조사 한 번 없이 전 경영관리팀장의 비위의혹을 덮으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회원에 의해 선출된 업무감사는 직원들과 만남에서 협회가 발전적으로 나가려면 노동조합 설립 이전의 문제는 더 이상 꺼내면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하더니 고위임원인 회원에게는 과가 있으면 공도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는 압력성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작년 12월 노동조합에 전 경영관리팀장의 비위의혹을 공문으로 보내 달라 요구합니다. 노조는 즉각 공문을 보냅니다. 하지만 해를 넘겨도 조사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습니다.

전 경영관리팀장의 비위의혹을 뭉개던 집행부는 노조의 거듭된 강력한 항의로 그때서야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전 경영관리팀장보다 직급이 아래인 차장이 진상조사 선봉에 섭니다.

그런데 진상조사라는 게 서류자료 만들고 선봉에 선 차장이 전 경영관리팀장을 간간이 KPGA빌딩 옥상으로 불러 서로 담배를 피우며 물어 본 것이 전부라는 게 직원들의 목격담입니다.

현 집행부는 전 경영관리팀장 의혹을 왜 비호하려 할까요? 내부에서는 고위인사들의 약점을 꽉 잡고 있어서라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법과 원칙을 누누이 강조하던 감사는 비위의혹이 붉어진 뒤에도 전 경영관리팀장과 수시로 전화 통화한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있습니다. 또 전 경영관리팀장이 감사의 자택 소재지인 경주에 다녀왔다는 소문이 돌자 노조는 감사에게 공식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집니다.

직원들은 전 경영관리팀장의 직장 내 성범죄가 외부로 알려지면 한국프로골프협회의 대외적 이미지가 훼손될까 조용히 해결하려 합니다. 그런데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즉시조사 보다 노무사를 통해 자문 받은 결과 경고나 견책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정보를 직원에게 흘립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20일 전 경영관리팀장에 대한 성희롱 및 성추행에 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18대 집행부 감사의 작년 상반기 감사보고서 내용 중 ‘내부 직원들의 이야기는 귓전에도 듣지 않고 외부 비전문가의 이야기와 제안만을 협회 직원에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란 지적은 전 경영관리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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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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