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
HOME 인터뷰/컬럼/기획
[현장인터뷰]이창우,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최웅선 기자 | 승인 2019.05.09 22:08
▲ 이창우

[와이드스포츠(인천) 최웅선 기자]제5회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KPGA 코리안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현 DB손해보험) 우승,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 준우승.

2013년 아마추어신분이었던 이창우(26)의 성적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최초의 한국선수로 2014년에는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무대까지 밟았다.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던 이창우의 현재 위치는 실업자다. 지난해 성적부진으로 투어카드를 잃은 것.

9일 인천 서구의 드림파크 컨트리클럽 파크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6억원)’에 추천 선수로 출전한 이창우는 1라운드가 끝난 뒤 “골프가 잘 안 된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한참동안 허공을 응시하던 그는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고개를 떨궜다.

용기를 주고 싶어 2013년 당시를 물었다. “벌써 6년 전이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시선을 돌렸다.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이 붉게 물들었다.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힘들거나 지칠 때 그때 영상을 보며 마음을 잡는다”고 털어놨다.

최고의 선수로 꽃길만 걷던 그에겐 힘든 고백이다. 오랜 만에 정규투어에 출전(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한 소감과 최근 근황이 궁금했던 인터뷰는 그를 위로하는 자리가 됐지만 특별히 위안을 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색함을 깨고자 ‘가장 견디기 힘들었을 때가 언제냐’ 묻자. 주저 없이 “지금”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또 다시 그의 시선은 허공을 향했다. “많은 분들이 ‘게으른 천재’라고 부른다. 예전엔 그랬지만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 골프만 한다. 게으른 창우는 오래 전에 버렸다”고 고백했다.

이창우의 이름 앞에는 늘 따라 붙는 애칭이 ‘게으른 천재’다. 그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이창우의 연습방법은 집중이다. 괜히 클럽을 잡고 시간을 끌지 않는다. 연습할 때만큼은 몸 속 세포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리고 클럽을 손에서 놓으면 골프로 받은 스트레스를 푼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신들린 듯 춤을 추는 것. 성인이 되고선 가끔씩 술도 한잔한다. 그 나이 또래의 청년이면 누구나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골프선수라서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는 모든 걸 버리고 골프연습에만 매달렸다.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월요예선에 세 차례 응시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그러다 주최 측의 배려로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이라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최고의 위치에 서 보지 못한 채 끝 모를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전에는 시합을 앞두고 샷이 안 되도 자신감으로 밀어붙였는데 지금은 시합이 다가오면 자신감이 감쪽같이 사라진다”고 했다.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1라운드 성적을 빗대는 느낌이다. 그는 이날 7오버파를 쳐 출전선수 144명 중 공동 136위를 했다.

이창우는 “샷감이 올라오고 있어 이번 대회 기대가 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더니 “지금 이 고통을 견디기 힘들지만 내가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인터뷰 사진을 한 장 찍자"는 말에 그는 "변한 것도 없는데 옛날 사진 쓰시면 안 되요"라며 2라운드 준비를 위해 클럽하우스를 빠져 나갔다.

오랜 만에 만난 이창우는 누구나 한 번쯤 만나는 슬럼프라는 정글에서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매고 있었다. 아니 그의 말처럼 그가 가보지 못한 최고의 자리에 가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웅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