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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투어현장]‘극한직업’ KPGA 경기위원회
최웅선 기자 | 승인 2019.04.26 15:03
▲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KPGA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사진 최웅선 기자>

[와이드스포츠(군산) 최웅선 기자]2019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경기분과위원회(이하 경기위원회)다.

지난해까지 경기위원회를 이끌던 김태연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해 올해 2월 김정남 경기위원이 신임 경기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수장이 바뀐 경기위원회가 궁금해 취재에 나섰다.

코리안투어 개막 하루 전 김 위원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허락을 받았지만 경기위원회는 대회 최종일까지 단 5분도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아쉬움이 많은 터라 두 번째 대회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이 예정된 전북 군산의 군산CC로 개막 하루 전 달려갔다.

공식연습일이기도 한 지난 24일 대회 장소인 군산CC 리드-레이크코스에서 경기위원회가 눈썹이 휘날리도록 움직인다. 코스세팅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지만 승부처인 그린에 스피드가 느려 터져 희비가 엇갈린 것.

KPGA 토너먼트 디렉터인 이우진 운영국장과 경기위원회의 ‘난장’ 회의가 이어졌고 군산CC 최고실무자에게 집단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날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거듭된 사과가 있었지만 느린 그린에 대한 선수들의 불평과 불만은 고스란히 경기위원회가 떠안게 됐다.

25일 대회 1라운드. 오전부터 강한 바람이 불었고 가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코스세팅은 전년 대회보다 난도를 높였지만 경기시간은 오히려 단축됐다. 이유가 있었다.

KPGA 경기위원회 소속 경기위원은 총 65명이다. 이중 9명이 코리안투어를 담당하는데 대회 때 경기위원장 포함 8명이 나온다. 여기에 전반적인 운영 및 경기위원회를 총괄하는 토너먼트 디렉터 이 국장이 투어 전체를 책임진다.

경기위원장은 휘하 경기위원 7명 중 인-아웃코스에 3명씩 배치해 3개 홀씩 맡고 1명은 주요 몇 개 홀을 따로 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정남 신임경기위원장 또한 이와 같은 방식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회 전 코스세팅 때 인-아웃코스를 따로 담당하던 것을 모든 경기위원이 1번홀부터 18번홀 세팅에 의무적으로 참가하게 바꿨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늘어나고 힘은 들지만 경기위원 모두가 코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각 홀을 담당하는 경기위원이 아니더라도 상황처리를 잘하는지 알 수 있게 되어 가장 중요한 오심확률을 더욱 줄였다.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 개막전 때 모 선수의 티샷이 러프지역에 떨어졌다. 애매한 상황이라 경기위원을 호출했고 ‘루스 임피디먼트(벌타 없이 치울 수 있는 장애물)’라는 판정을 받아 부러진 나뭇가지 등을 치우고 플레이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가 경기위원회에 항의했고 해당 라운드가 끝나자 경기위원장은 경기위원 전원을 대동하고 현장점검에 나서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KPGA 경기위원 65명 중 최고의 실력자만이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에 위촉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기위원이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으로 가길 꺼린다. 일도 힘든데다 까딱하다 오심이라도 나오면 불명예를 뒤집어쓰기 때문이다. 이뿐이 아니다. TV중계를 보다 판정이 잘못되었다는 항의 전화가 쇄도하기도 한다.

경기위원회의 하루 일과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코스에 나와 새벽 점검에 나선다. 경기가 끝나면 그날 있었던 상황을 브리핑하는 회의가 이어지고 코스 점검을 다시 한다. 회의는 저녁식사자리까지 이어지고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다.

일요일 대회 최종일 경기가 끝나면 경기위원 3명은 다음 대회장으로 직행한다. 월요일부터 다음대회 코스 점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회가 연속되면 2~3주씩 집에 못 들어가는 건 예사다.

26일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2라운드는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진데다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가 0도로 떨어졌지만 경기위원들은 강풍으로 인한 경기지연을 막기 위해 점심도 거른 채 칼바람을 맞으며 코스에서 하루 종일 추위에 떨었다. 극한직업이 따로 없다. 하지만 그들은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이라는 명예 하나로 극한의 상황을 버티고 있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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