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PGA투어>

[와이드스포츠 임성윤 기자]900만달러(한화 약 101억원)가 걸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와 ‘황태자’ 필 미켈슨(48)의 ‘세기의 맞대결’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미켈슨은 PGA통산 43승을 거둔 반면 우즈는 80승으로 큰 차이가 난다. 메이저대회 우승 역시 우즈(14승)가 미켈슨(5승)에 세배 차가 난다. 하지만 세계 골프계는 두 선수를 ‘라이벌’이라 불렀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일대일 매치플레이 ‘캐피털 원스 더 매치’는 미켈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세기의 라이벌답게 승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였다. 경기 초반 미켈슨이 주도권을 잡았다. 침묵하던 우즈가 7번홀을 따내 균형을 맞췄지만 미켈슨이 8번홀을 이겨 다시 앞서 나갔다.

우즈가 11번홀, 12번홀을 연달아 이겨 잠시 앞서나갔지만 미켈슨이 13번홀과 15번홀 승리로 1UP이 됐다. 승리의 여신이 미켈슨의 손을 들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우즈가 16번홀 그린 주변에서의 ‘범프앤런(bump-and-run.칩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 라이벌의 맞대결은 18홀로는 모자라 연장 4번째 93야드 파3 홀에 가서야 막을 내렸다. 먼저 티샷한 우즈가 핀 2.4미터에 붙였다. 쇼트게임의 ‘귀재’ 미켈슨은 우즈보다 더 가까운 핀 1.2미터에 공을 세웠다. 오르막 퍼트다.

우즈의 버디퍼트가 실패했고 미켈슨은 성공했다. 세기의 맞대결은 이렇게 끝이 났다. 하지만 두 선수의 경기는 승자와 패자로 나눌 수 없었다.

18번홀 파를 지킨 우즈는 미켈슨에게 만만치 않은 거리의 파 퍼트에 컨시드를 줬다. 어쩌면 우즈의 승리로 막을 내릴 수 있는 퍼트였다.

연장 3번째 홀에서 미켈슨이 파를 지켰다. 우즈의 퍼트는 2미터 남짓이다. 우즈가 라인을 읽고 어드레스에 들어갔을 때 미켈슨은 컨시드를 줬다. 두 선수는 승부도 중요했지만 서로의 실력을 존중해주는 분위기였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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