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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이보미의 ‘스마일캔디’와 전인지의 ‘플라잉 덤보’
최웅선 기자 | 승인 2018.10.23 10:27
▲ 이보미의 경기를 보려는 갤러리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이보미(30)가 티샷을 하자 이착륙을 하는 보잉747점보 여객기 보다 더 큰 ‘굿샷’의 환성이 터졌다. 뿐만 아니라 동반자들의 티샷이 끝날 때도 똑같은 함성이 가을 하늘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2011년 늦가을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에서 열린 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얘기다. 일본으로 진출한 이보미(30)가 오랜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하자 그의 팬클럽 ‘스마일캔디’ 회원들이 대거 갤러리로 따라 나서 응원전을 펼친 것.

▲ 이보미의 경기를 보려는 갤러리

당시만 해도 팬클럽은커녕 갤러리조차 드물던 시절이라 스마일캔디는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다. 이보미가 샷을 할 땐 천둥소리보다 더 큰 응원을 했지만 다른 선수들에겐 침묵을 지켰다.

이보미는 스마일캔디에게 다른 선수에게도 응원을 부탁했고 이보미를 사랑하는 스마일캔디는 동반자들에게도 똑같은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자 선수들은 스마일캔디를 무척 좋아했다.

당시 1라운드 출발 전 이보미는 스마일캔디에게 “제가 일본에 가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응원하는 거 잊지 않으셨죠”라고 웃으며 동반자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7년 후인 2018년 10월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전인지의 경기를 보려는 팬클럽 ‘플라잉 덤보’가 코스를 메웠다.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4전 전승으로 한국팀 우승을 견인했고 이어진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를 보려는 골프팬들까지 몰려들었다.

▲ 갤러리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몸짓을 하는 전인지<TV중계화면 캡처>

경기 중 전인지는 자주 입에다 둘째손가락을 대고 ‘쉬’라는 몸짓을 했다. 이는 TV중계 카메라에도 잡혔다.

기자는 그 현장에 없었다. PGA투어 더 CJ컵이 열리고 있는 자리에 있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현장에 있던 방송관계자와 전화통화에서 우연히 상황을 알게 됐고 대회가 끝난 뒤 이리저리 전화를 돌렸다.

“전인지 외에는 플레이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인지 또한 자신을 응원하는 갤러리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팬클럽 관계자들에게 동반자에게도 똑같은 응원과 플레이 때 정숙을 거듭 부탁했다.

하지만 특정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말썽을 부렸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인지에게 전가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2016년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한 전인지와 장하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과정에서 장하나의 부친이 가지고 있던 가방이 굴러 떨어지면서 전인지가 심한 부상을 입었고 결국 대회출전을 포기했다. 고의성이 없는 우연한 사고라는 것을 양측이 알고 있었지만 괴소문이 떠돌면서 두 인기스타의 열성팬들로 추측되는 특정인들은 ‘댓글 전쟁’을 펼쳤다.

전인지는 그 후 2년이 넘도록 특정인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달리는 악성댓글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장하나 또한 비슷한 처지였다. 그릇된 ‘팬심(心)’이 만든 비극이다.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참가자격이 없던 전인지는 국내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출전을 구두 약속했다. 그러나 박인비의 불참으로 뜻밖에 찾아 온 기회를 두고 심각한 고민을 했다.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우승을 못했을 때 돌아 올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견디기 힘든 악성댓글이 두려워서다.

전인지의 처지를 잘 알고 있던 하이트진로 측의 배려로 출전을 결심했고 자신의 골프인생을 걸었다. 그리고 맨발로 칼날 위를 걷는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고 한국팀 우승을 견인했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으면서 치유가 된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이제 겨우 심리적 안정을 찾았을 뿐이다. 그런데 몇몇의 몰지각한 이들로 인해 특정인들에게 또 다시 빌미를 주고 있다.

일부 특정인들의 그릇된 팬심은 골프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길 꺼려한다. 조직적인 공격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서다. 플라잉 덤보는 전인지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제 플라잉 덤보 회원들이 나서 특정인들을 추방해야 한다. 그래야 플라잉 덤보뿐 아니라 더 많은 골프팬들과 선수들에게도 존경받고 사랑받는 전인지가 될 것이고 투어는 더 건강해 진다. 이보미를 사랑하는 ‘스마일캔디’처럼 말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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