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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장타왕’ 김봉섭,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최웅선 기자 | 승인 2018.08.18 12:37
▲ 코리안투어 2012년, 2017년 장타왕 김봉섭

[양산=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코리안투어 팬들을 위해 장타를 날려야죠”

2012년 2017년 코리안투어 ‘장타왕’ 김봉섭(35.조텍코리아)이 늘 하는 말이다.

김봉섭은 “평균 300야드를 넘기지 못하고 (2017년)장타왕을 수상한 게 창피하다”며 “올해는 꼭 평균 300야드를 넘기고 장타왕을 수상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KPGA 코리안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 1라운드가 시작된 지난 16일 경남 양산의 통토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이날 새벽 티오프 전 “오늘 젖 먹던 힘까지 쓸 테니까 꼭 스윙영상 찍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코스로 나갔다. 골프팬들의 볼거리를 위해서다.

454야드 파4 6번홀에서 만난 김봉섭은 비장의 각오로 어드레스에 들어갔다. 그리곤 그의 말처럼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김봉섭만의 전매특허인 임팩트 굉음과 함께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스윙이 완성됐다.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이정환과 석종률은 ‘어안이 벙벙’ 그 자체였다.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스코어를 기록하는 ‘공식기록원’은 “김봉섭 선수의 공이 그린 앞까지 똑바로 갔다”며 “동반자보다 매 홀(10번홀 출발) 30~50야드는 더 나가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1라운드 경기를 마친 후 김봉섭은 실격됐다. 스코어카드의 오기를 발견하고 경기위원회에 자진 신고한 것. 그는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 없는 법”이라며 “최근 샷감이 좋아 내심 우승을 생각했는데 아쉽다”며 멋쩍게 웃었다.

사연은 이랬다. 608야드 파5 7번홀에서 친 티샷이 살짝 왼쪽으로 감겼다. 7번홀에는 ‘포어캐디’가 없어 공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잠정구를 쳤다.

두 번째 샷은 잘 맞았지만 왼쪽으로 살짝 구부러진 홀인데다 김봉섭의 공이 워낙 멀리 나가 역시 확인이 되지 않았다. 페어웨이에서 TV중계를 준비하던 카메라 감독이 양팔로 원을 만들어 ‘페어웨이에 안착했다’는 ‘OK'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카메라 감독의 ‘OK' 사인은 엉뚱하게도 선수들에게는 '아웃오브바운즈(OB)' 수신호였다.

의사소통이 잘못된 것. 잠정구가 페어웨이에 잘 안착했지만 OB사인을 본 김봉섭은 두 번째 잠정구를 쳤다. ‘OB파(더블보기)를 적어낸 김봉섭은 경기 후 스코어카드를 제출했고 나중에 더블보기로 적어야 할 7번홀의 스코어가 파로 기입된 것을 확인하고 자진신고 했다.

김봉섭은 “카메라 감독님이 공이 잘 안착했다고 보낸 사인이었지만 ‘포커캐디’가 보낸 ‘OB'사인으로 알았고 마지막 스코어를 확인할 때 좀 더 꼼꼼히 체크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며 “다음 대회 때는 더 멋진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대회장을 떠났다.

스코어카드 오기는 지난해부터 골프규칙이 개정되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김봉섭이 자신신고까지 했는데 실격된 이유는 원구가 ‘로스트 볼’이 되어 잠정구로 플레이를 했다. 따라서 그 홀에서의 총 스코어(더블보기)를 기입해야 했지만 2타 적은 파가 적혀서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벌타를 인지 못하고 스코어를 잘못 기입하고 제출했는데 나중에 벌타 임을 확인하고 정정했을 땐 페널티만 부과 받아 구제를 받는다.

화끈한 장타를 휘두르며 골프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려던 김봉섭의 실격이 아쉬운 이유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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