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라운드 챔피언조를 따라다니는 갤러리<KLPGA제공>

[김해=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22일 경남 김해의 가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사흘째 최종라운드 1번홀 티잉그라운드는 일찌감치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옆 사람의 숨소리가 소음일 만큼 조용하다. 티샷을 앞둔 선수들이 몸을 푸는 빈 스윙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힘찬 티샷과 함께 갤러리의 탄성과 함께 우렁찬 박수소리…. 매 대회마다 우승을 다투는 챔피언조가 누리는 영광이다.

하지만 한쪽 코스에서는 그들의 함성을 메아리로 들으며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의 플레이는 주목받지 못한다. 그러나 내일의 영광을 꿈꾸기에 오늘의 눈물 젖은 빵을 씹을 수 있다.

내일의 영광을 포기한 선수도 있다. 매년 성적부진으로 시드전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어쩔 땐 골프를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쉽게 포기 하지 않는다. 골프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다.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 출전한 선수 중에는 우승을 포기한 선수가 있다. 이미 오래전이다. 시드를 따고도 만만치 않은 투어경비 때문에 포기할까 했지만 다행히 스폰서가 생겨 올해도 투어를 이어갈 수 있다. 상금랭킹 하위권 선수들의 현실이다.

기업들은 유명선수 또는 유망주만 후원한다. 그래야 광고효과가 있다. 하지만 시즌 내 TV화면에 단 한 번도 잡히지 않고 신문기사 한 번 나지 않는 선수들을 후원하는 기업이 있다. 물론 대기업처럼 많은 돈을 후원하지는 않는다. 많아야 1년 캐디피 정도다. 적은 돈이지만 하위권선수들에겐 큰 힘이자 생명줄이다.

홍보효과를 노려야 할 기업에서 왜 주목 받지 못한 선수를 후원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대부분 ‘오너’의 골프사랑 때문이다. 골프를 알기에 그 자리까지 올라간 선수들의 노력을 알기에 그들이 골프를 계속 하면서 꿈을 키울 수 있는 순수한 목적이다.

사실 우승을 내려놓은 선수라지만 그들은 실력은 우승후보다. 아직 때를 만나지 못했고 샷의 기술적 능력은 빼어나지만 상황을 컨트롤할 능력이 부족해서다. 최근 KLPGA투어 30대 ‘돌풍’의 선봉에 선 홍란(32.삼천리)은 “매 대회 꼴찌를 밥 먹듯 해도 꿈을 포기하지 마라.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면 영원히 기회는 없다”고 말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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