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투어 통산 18승째를 달성한 박인비<브라보앤뉴 제공>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골프여제’의 길은 거침이 없었다. 박인비(30) 얘기다.

박인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667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PGA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골라내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하고 공동 2위 그룹을 무려 5타차로 따돌렸다. 시즌 첫 승이자 LPGA통산 19승째다.

박인비는 2라운드까지 버디 10개를 수확했지만 절반인 보기 5개를 토해내 샷감이 들쭉날쭉했다. 특히 2라운드 마지막 17번과 18번홀 연속보기는 뼈아팠다.

그러나 남녀 골프를 막론하고 세계 최초로 4대 메이저와 올림픽까지 석권한 ‘커리어 골든 슬래머’의 위상은 달랐다.

3라운드 ‘무빙데이’에 나선 박인비는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9타를 줄이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샷에 날이 선 박인비를 견제할 선수는 없었다. ‘몰아치기 여왕’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2타 뒤진 단독 3위에서 기회를 엿봤지만 박인비의 벽을 넘어서기엔 한참이나 모자랐다.

이날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낸 박인비는 이후 10개홀을 파 세이브로 잰걸음을 했다. 타수에 여유가 있어 서두를 건 없었다. 하지만 추격자들의 샷에 불이 붙을 기미가 보이자 버디 사냥을 재개했다.

박인비는 12번홀부터 15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로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고 2위 싸움으로 몰아넣었다. 완벽한 승리였다.

박인비는 2016년부터 손가락 부상에 시달렸다. 그래서 올림픽 출전을 후배들에게 양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손가락 부상은 더 심해졌다. 그래서 시즌을 일찌감치 접고 회복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2017년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두 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손가락 부상의 후유증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대회 출전을 가급적 자제하고 회복에 매달린 박인비는 올 시즌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서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타이틀 방어전에서 공동 41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시즌 첫 대회에 나선 박인비의 샷 조율이었다. 그리고 시즌 두 번째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LPGA통산 18승째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에서 19위까지 밀린 박인비가 올 시즌 1위 복귀와 함께 몇 승을 더 추가할지 골프팬들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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