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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국가대표’ 이가영, 존경 받고 사랑 받는 선수가 될래요
최웅선 기자 | 승인 2017.09.04 05:08

[와이드스포츠(춘천)=최웅선 기자]2일 KLPGA투어 한화클래식 2라운드 잔여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의 얼굴엔 명암이 엇갈렸다.

3라운드를 준비해야 하는 선수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고 숙소로 돌아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본선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의 어깨는 축 늘어졌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제이드팰리스는 순간 정적이 감돈다.

가을을 재촉하는 태양의 강렬함은 여름이 무색하다. 그 와중에도 그늘 한 점 없는 연습그린을 몇 시간째 지키는 이가 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가영(18)이다.

“집에 안 가니?”라는 물음에 이가영은 열여덟 살 꿈 많은 소녀의 미소로 답한다. 3라운드를 준비하는 선수들이 하나, 둘 연습그린에 모여든다.

어느 새 연습그린은 KLPGA 선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 틈새를 비집고 누군가 한 달음에 뛰어 이가영을 ‘툭’ 친다. 눈이 마주치자 긴장감으로 터질 듯한 연습그린에 천사의 미소가 번진다.

둘은 눈을 마주친 채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시키고 한동안 미소로만 대화를 나눈다. ‘특급신인’ 최혜진(18)과 이가영의 모습이다. 둘은 자매 이상의 ‘절친’이라고 입을 모으며 웃는다.

▲ 3라운드 시작 전 연습그린에서 이가영과 최혜진<사진=최웅선 기자>

그러나 이날 둘의 명암은 엇갈렸다. 최혜진이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본선에 진출했고 이가영은 잔여경기 3홀에서 보기 2개를 허용해 컷 탈락했다. 3라운드 진출에 1타가 모자랐다.

이가영은 “스코어를 까먹을 상황이 아니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좀 더 신중하지 못했고 어프러치가 부족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절친’ 최혜진의 그늘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가영은 지난 1월 호주 아본데일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 첫날 코스레코드인 9언더파를 쳤고 2라운드에서는 자신의 코스레드를 2타나 경신한 11언더파를 쳤다.

이 대회에서 이가영은 최종합계 28언더파를 기록 남녀 아마추어 사상 최저타 기록을 세울 만큼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선수다.

아마추어 ‘특급스타’인 이가영은 정작 프로대회에서는 성적이 나쁘다. 그는 “프로대회에 나오면 잘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성적이 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부족한 게 많았다”고 성적부진에 이유를 설명했다.

이가영은 다음 달 프로 전향한다. 그는 “(최)혜진이가 먼저 프로 데뷔했는데 다시 한 번 축하한다”며 “프로가 된 만큼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 목표인 LPGA 명예의 전당 입성과 세계랭킹 1위가 꼭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로 절친 최혜진을 격려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마추어로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세계무대를 뛰면서 더 큰 목표를 세울 수 있었고 프로대회 출전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 주신 대한골프협회 허광수 회장님과 강형모 부회장님 그리고 모든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리며 꼭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가영은 프로 무대 목표에 대해서도 “올해 KLPGA 시드선발전을 통과하면 내년부터 ‘루키’로 활동하게 되는데 꾸준한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KLPGA투어에서 경험을 쌓은 뒤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고 한다.

큰 포부를 밝힐 법도 했지만 이가영은 “멀리 보는 것도 좋지만 한걸음씩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서 더 큰 꿈을 펼치겠다”는 이유를 달았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엔 “이보미, 김하늘 프로님처럼 팬과 함께 호흡하고 경기를 즐길 줄 아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일본무대를 동경해 국가대표로 세계무대를 뛰면서 일본선수들과 잘 어울렸는데 그 친구들이 JLPGA투어에서 같이 생활하자고 재촉하고 있다”며 훗날 자신의 무대인 JLPGA투어를 상상하며 웃었다.

이가영은 이 자리를 빌려 (최)혜진이에게 꼭 할 말이 있다며 “프로무대에서 언니들에게 사랑받고 또 우리가 성장했을 때 후배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자”며 “내가 갈 테니까 길 달 닦아 놓고 있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프로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최혜진은 “(이)가영이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비밀을 터놓고 얘기 할 수 있는 모두가 사랑하는 친구”라고 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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