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
HOME 인터뷰/컬럼/기획
[인터뷰]간절했던 우승을 뒤로 하고 다시 일어선 최혜정2
최웅선 기자 | 승인 2017.05.15 16:13
▲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의 최혜정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우승을 놓쳐 아쉽지만 잃었던 자신감을 찾아 기쁘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단독선두로 출발해 공동 5위로 마감한 최혜정의 목소리는 우승을 놓친 선수라고 하기엔 너무나 밝았다.

사흘간의 피 말리는 우승경쟁을 치러 피곤할 법도 했지만 밤늦은 시간인데도 수화기 넘어 그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여보세요~” 풀 죽은 모습이 걱정되어 위로 전화를 한 것인데 안도가 됐다.

“힘 내!”라는 말에 최혜정은 “감사합니다~”라는 짤막한 인사를 한 뒤 “저요. 이번에 우승보다 더 값진 자신감을 찾았어요”라고 웃는다.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었다.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치고 희망이 묻어 그대로 전달됐다.

모든 선수에게 우승은 간절했지만 최혜정에게 우승은 그 이상이었다.

그는 “저 몇 칠전까지 대인기피증에 시달렸어요. 근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도 얻었고요. 제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는 확신이 들었어요”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만 간에 좋은 소식 들려드릴께요”라고 목소리에 힘을 준다.

언제나 밝고 명랑한 그가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는 말에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상처를 딛고 일어선 만큼 묻지 않았다. 그의 아픔을 또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2라운드 경기가 열리던 날 기자는 다른 취재 일정이 이었다. 그래서 오랜 만에 선두로 올라온 최혜정과 통화를 위해 그날 오후 늦게 전화를 했다.

그는 “저 우승이 무척 간절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모든 걸 쏟아 꼭 해내고 말거에요”라는 말에 우승의 간절함이 그대로 전달됐다. 그랬기에 우승을 놓친 자신에게 ‘얼마나 실망을 했을까’라는 지레 짐작에 망설였는데 다행이었다.

▲ 2015년 우승 당시의 최혜정<와이드스포츠DB>

최혜정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15년 9월에 열린 메이저대회 KLPGA챔피언십이었다. ‘루키’였던 최혜정은 이 대회 첫날 생애 처음으로 단독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의 무명이 그렇듯 그도 ‘깜짝 선두’였다. 2라운드부터 그의 이름은 더 이상 리더보드 상단에 없었다.

당시 그는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게 골프”라며 “내일은 타수를 까먹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했다. 지금도 그의 슬픈 말이 기억에 생생하다.

최혜정은 성적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푼 꿈을 안고 정규투어에 올라 왔지만 날갯짓 한번 하지 못하고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최혜정은 차기년도(2016년) 시드선발전을 예약했다. 그쯤이면 보통의 선수들은 시드선발전이 열리는 전남 무안으로 내려가 일찌감치 준비를 한다. 하지만 최혜정은 최종전인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을 일궈냈다.

열여덟 살에 정회원이 되고도 매년 시드전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정규투어 첫 해 ‘9회말 투아웃’에 이뤄낸 기적이 같은 우승이었다.

그는 “저 그 때(2015년 우승 당시) 제가 해냈잖아요. 저 믿으시죠”라고 재차 묻는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우승은 놓쳤지만 더 큰 걸 얻었으니 오히려 저에겐 잘 된 일인 것 같아요. 넘어질 순 있어도 쓰러질 순 없잖아요”라고 한다.

늦은 밤이었지만 오랜 시간 그와의 통화는 무척 유쾌했다.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웅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