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국제꽃박람회 홍보팀 박다혜 대리<사진=최웅선 기자>

[와이드스포츠(고양)=최웅선 기자]항상 곁에 있으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사랑 또한 그렇다. 사랑할 땐 사랑인줄 모르고 문득 빈자리가 느껴질 때 그제야 사랑인 줄 안다. 연인들의 사랑 얘기가 아니다.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17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얽힌 사연이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대표이사 이봉운) 홍보팀 박다혜 대리도 빈자리가 생기고 나서야 사랑인 줄 알게 됐다.

박 대리는 고양시에서 태어난 토박이다. 지금도 태어난 그 집에서 31년째 살고 있다. 집이 호수공원 근처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꽃박람회를 접했다.

박 대리는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 졸업사진, 기념사진 등에는 어김없이 꽃박람회가 있다”고 한다. 그는 매년 꽃박람회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구경했다. 그래서 그의 추억은 모두 아름다운 꽃과 함께 한다.

그가 꽃박람회의 소중함을 깨달은 건 큰 사고를 겪은 후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박 대리는 1년을 휠체어에 의지해 쉬어야 했다. 당시 몸을 조금씩 가눌 수 있을 때 꽃박람회가 개막했다. 그는 주변의 만류를 모두 뿌리치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목발을 짚고 꽃박람회를 구경했다.

박 대리는 “그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매년 집 앞에서 열리는 박람회였지만 나에겐 단순한 꽃박람회 그 이상의 무언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한다. 이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다 보니 집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고양시’라고 하면 ‘꽃의 도시’라는 되물음에 자부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사춘기 소녀시절 꽃을 사랑했던 그녀는 어느 날 꽃박람회 홈페이지에 채용공고가 실린 것을 보고 다니던 직장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냈다. 더욱이 꽃박람회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그에게 홍보팀이란 자리는 ‘백마를 탄 왕자님’이었다.

▲ 고양국제꽃박람회<사진=최웅선 기자>

관람객에서 꽃박람회를 만드는 자리에 선 그는 “관람객이었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게 아름다운 꽃뿐이라 좋은 자연환경에서 살고 있는 내가 행복했다”며 “주최 측 일원으로서 박람회를 만들다 보니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는지 알게 돼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3년에 한 번씩 개최되던 고양국제꽃박람회가 2013년부터 매년 열리면서 관람객이 줄어들까 고민을 했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를 빼면 매년 쑥쑥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작년부터 세계 최초로 야간 개장까지 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하지만 홍보팀으로서는 부담이 여간 큰 게 아니다. 박 대리는 “매년 내국인 및 외국인 관람객이 늘어나면서 할 일을 다 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박람회가 끝나면 내년에는 더 알차게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힘을 보탠 꽃박람회가 세계 5대 꽃박람회로 성장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차고 넘친다. 박 대리는 “꽃박람회의 성장과 함께 고양시도 엄청난 발전을 했다. 예전에는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가족과 연인들 그리고 젊은 세대들도 함께 한다”며 “더 적극적인 꽃박람회 홍보를 통해 세계인이 찾는 ‘꽃보다 아름다운 고양시’ 만들기에 온 힘을 쏟겠다”고 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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