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소연<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윤영덕 기자]유소연(27)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베터랑’이다. 4승 중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과 2011년 US여자오픈까지 메이저만 2승이다.

유소연은 골프선수로서 ‘꽃길’만을 걸어 온 선수다. 주니어시절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 2관왕을 차지하고 프로 전향했다.

KLPGA투어에서만 7승을 거둔 유소연은 2011년 초청선수로 출전한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서희경과 연장접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직행 ‘티켓’을 따내고 2012년 LPGA투어로 진출했다.

2012년 제이미 파 톨리도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과 2014년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통산 3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미디어의 톱을 장식했던 유소연은 점차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갔다.

2015년 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가 열린 태국 촌부리의 시암컨트리클럽 올드코스에서 유소연을 만났다. 그는 홀로 연습라운드를 소화하고 있었다.

예쁜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흘렀지만 샷을 하고 ‘야드지북’에 꼼꼼히 메모를 했다. 그의 얼굴엔 신중함보다는 비장한 기운이 넘쳤다.

그 해 10월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미디어데이에서 유소연을 다시 만났다.

기자의 질문은 유소연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 유소연은 “골프가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꽃길만을 걸어 온 유소연에게는 기분 나쁠 수 있는 질문이었다.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지 16개월 만에 그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다.

시즌 출발부터 좋았다. 자신의 시즌 첫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준우승으로 시작해 다섯 번째 대회에서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

올 시즌 유소연은 생애 최고의 샷을 날리고 있다. 올 시즌 출전한 7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더욱이 지난달 공동 9위를 차지한 텍사스 슛아웃을 빼면 최종라운드에서 무섭게 타수를 줄이고 있다. 뒷심이 장난 아닌 셈이다.

성적을 바탕으로 상금랭킹 1위를 비롯 평균타수 68.57타 1위 등 각 주요 개인타이틀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바짝 추격 생애 첫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종가를 치고 있는 유소연의 샷감이 계속 이어져 박세리와 박인비를 능가하는 선수로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영덕 기자  ydyun@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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