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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코리안 스나이퍼’ 왕정훈의 흔들린 샷
최웅선 기자 | 승인 2017.02.09 17:07
▲ 왕정훈<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코리안 스나이퍼’ 왕정훈의 샷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 이후 2주 연속이다.

왕정훈은 지난달 22일 끝난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7년 투어 일정을 시작했다.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 후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왕정훈은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컷 탈락하고 9일 개막한 메이뱅크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에서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

쿠알라룸푸르의 사우자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왕정훈은 버디 3개와 이글 1개를 골라냈다. 하지만 버디 5개를 토해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이날 오전조로 출발한 78명의 선수 중 65명이 넘는 선수가 언더파 스코어로 1라운드 경기를 마쳤다. 왕정훈이 적어낸 이븐파는 오전조 선수 중 하위권 성적이다.

왕정훈은 경기 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코스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정 반대였다.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왕정훈은 코스적응력이 뛰어난 선수다. 유러피언투어의 특성상 세계 각지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코스 적응력이 떨어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유러피언투어 2년차에 통산 3승은 왕정훈의 뛰어난 코스적응력을 대변해 준다. 바꿔 말하면 컷 탈락할 선수가 아니란 뜻이다.

왕정훈은 드라이버를 잘 치지도 장타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짤순이는 더욱 아니다. 마음먹고 때리면 300야드를 훌쩍 넘기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기 위해 덜 때린다. 그래서 투어 평균이다. 하지만 아이언 샷을 가늠할 수 있는 그린적중률은 70.37%로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메이저급 어프러치 능력도 겸비한 선수다.

그런데 메이뱅크 챔피언십 첫 날 경기는 왕정훈의 ‘코리안 스나이퍼’다운 면모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자신의 장기인 아이언 샷과 그린 주변 어프러치가 강풍에 흔들리는 돛단배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이유가 있다.

피로누적이다. 왕정훈은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대회를 치렀고 귀국해서는 각종 행사에 참가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쉴 틈도 없이 짧은 전지훈련을 떠났고 중동으로 이동해 시즌을 시작했다.

미국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는 이동거리가 많고 시차 적응도 필요해 어마어마한 체력이 소모된다. 그래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슈퍼맨이 아닌 이상 피로회복에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는 왕정훈의 샷이 흔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남자골프의 ‘기대주’로 성장한 왕정훈은 오는 4월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충분한 실력을 발휘해 아시아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우승자가 되려면 체력안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세계 톱클래스의 선수들이 이동거리에 따라 대회출전 횟수를 조절하는 것은 투어에서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수단이다.

톱클래스의 선수로 성장한 왕정훈이 한국남자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휴식도 필요하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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