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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국기까지 바꾼 한국여자선수들의 힘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12.04 13:40
▲ KLPGA팀을 응원하는 팬들<사진제공 KLPGA>

[와이드스포츠(나고야)=최웅선 기자]4일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 presented by KOWA(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 매치플레이가 열리는 일본 나고야의 미요시컨트리클럽(파72) 1번홀 티잉 그라운드는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갤러리로 인산인해다.

선수 소개 때마다 태극기와 KLPGA 로고가 박힌 깃발을 모자에 꽂은 한국팬들과 일장기로 무장한 일본팬들의 함성은 청명한 하늘에 쩌렁쩌렁 울린다.

갤러리 중에는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는 일본인도 다수다. 일본인임에도 이들의 모자엔 어김없이 태극기와 KLPGA 깃발이 꽂혔다. 한국선수들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국기까지 바꾼 것.

일본인들이 한국여자선수를 좋아하게 된 것은 ‘세리키즈’인 최나연, 신지애의 영향이 크다. 여기에 주니어시절부터 일본무대를 휩쓴 김효주의 팬클럽도 힘을 보탰다. 최나연과 신지애의 전성기 시절 인연을 맺은 이들은 KLPGA투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신지애와 달리 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최나연의 팬들은 KLPGA투어 ‘새내기’에게 눈을 돌렸다.

그렇다고 최나연과 김효주의 팬클럽을 탈퇴한 것이 아니라 최나연에게 변한 없는 사랑을 보내면서 또 다른 선수의 팬을 자청한 것. 이들은 일장기로 무장한 일본팬의 틈바구니에 끼어 태극기를 흔든다. 한국이라면 ‘매국노’라는 오명을 쓰기 딱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한국선수들을 응원 왔다는 스즈키 씨는 “일본사람이 일본선수를 응원하지 않고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선수를 응원하면 눈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선수가 좋은데 어떡하냐”고 반문한다. ‘골프 한류’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최나연, 신지애, 김효주 등 일본 내 극소수에 불과했던 일본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건 이보미의 영향이 크다. 팬클럽 미팅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시즌이 끝나면 팬클럽과 식사는 물론 라운드도 한다. 또 좋은 일에 쓰라며 자신의 애장품과 성금도 쾌척한다. 이보미의 따뜻한 마음에 일본인들이 반한 것이다.

이보미의 팬 사랑과 선행이 알려지면서 한국선수들의 팬클럽이 속속 등장했고 선수와 팬이 소통하면서 골프 한류가 무르익었다.

하지만 비난도 있다. 이번 대회 출전하기로 했던 박성현이 포스터가 인쇄되고 티켓까지 예매가 된 상황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했고 지난 4월 살롱파스컵 디펜딩 챔피언인 전인지가 빠진 것도 골프 한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마다 KLPGA투어의 많은 선수들이 JLPG투어로 이동하고 있다. 2017시즌엔 윤채영, 이민영, 안신애가 JLPGA투어에 ‘루키’로 입성한다. 윤채영은 아직까지 진로를 정하지 못했지만 일본 현지 미디어와 골프팬들에게 벌써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골프 한류는 굴뚝 없는 공장 역할을 한다. 한국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소비를 유발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새로운 동력산업이다. 한국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면 개개인의 행동이 국가에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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