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간이역을 흔들며 지나는 기차<한국관광공사제공>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여행은 느림을 즐기는 여정이지만 우리는 빠르게 지나쳐 간다. 빠르게 지나치는 간이역은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들다. 그러나 완행열차가 서는 간이역은 느림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상·하행선을 모두 합쳐 하루에 딱 10차례만 기차가 서는 호남선 연산역은 대전과 논산 사이를 연결하는 간이역이다.

예전엔 대전으로 통학하거나 장사하러 가는 사람들이 콩나물시루처럼 타고 다닌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도시로 떠나고 자동차로 다니느라 텅 빈 공간이 되었다. 때문에 연산역의 시간은 세월의 속도보다 더디게 흐르고 있다.

▲ 우리나라 최초의 연산역 급수탑<한국관광공사제공>

연산역엔 등록문화재 48호로 지정된 급수탑이 있다. 급수탑은 대게 콘크리트로 만드는데 연산역은 화강석을 쌓고 철제 물탱크를 얹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급수탑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1911년 세웠으니 벌써 100년이 지났다.

▲ 연산역 타임엽서<한국관광공사제공>

느림의 미학이 숨어 있는 곳은 ‘연산역 타임엽서 우체통’이다. 당일 발송 우편함, 1년 후 발송 우편함, 3년 후 발송 우편함이다. 내 자신과 연인 또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에게 엽서를 쓴 사실도 잊어버린 어느 날 1년 전 또는 3년 전에 보낸 엽서를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 열차운행에 관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연산역<한국관광공사제공>

연산역은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개인이나 단체 미리 신청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급수탑 견학을 비롯해 전호(깃발 신호), 기관사, 선로 전환기, 통일호 방송 체험과 철도안전교육, 승차권 발권 등 다양하다.

▲ 느티나무숲에서 본 장 항아리와 명재고택<한국관광공사제공>

연산역을 체험했다면 가까운 논산의 윤증 선생이 지은 논산명재고택(중요민속문화재 190호)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사랑채 동쪽에 놓인 수백 개의 항아리는 고택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이다.

이곳은 고택의 멋과 운치를 느끼며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한옥스테이를 운영한다. 다례와 규방 공예, 천연염색, 국악공연 같은 체험도 가능하다.

여행정보

논산시 문화관광 http://tour.nonsan.go.kr

연산역(철도 문화 체험 신청) http://cafe.naver.com/yeonsanst/629

논산명재고택 www.myeongjae.com

문의전화: 논산시청 관광체육과 041-746-5741~3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연산역, 무궁화호 하루 5회(07:15~18:12)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논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2회(06:30~22:45)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주변 볼거리

논산 돈암서원, 관촉사, 화지중앙시장, 백제군사박물관, 개태사, 쌍계사, 탑정호, 죽림서원, 강경 갑문, 황산근린공원(전망대), 강경포구 등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