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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발된 KPGA 윈터투어 ‘책임자 처벌은...'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11.16 08:31
▲ 서판교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관<KPGA제공>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한국프로골프협회(회장 양휘부)가 베트남 후에의 라구나랑코 골프리조트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2017 KPGA 라구나랑코 윈터투어‘ 3개 대회가 성원이 되지 않아 무산됐다. 140명 이상이 참가해야 하지만 참가신청 건수가 절반에 훨씬 못 미친 62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충분히 예상 됐던 일이다. KPGA는 이번 윈터투어를 대행사로부터 지난여름 제안 받았다. 제안 내용은 이랬다. 3개 대회 총상금 30만 달러(대회별 10만 달러), 대회 운영비 10만 달러, 방송중계료 10만 달러 등 총 50만 달러를 내기로 했다. 표면적으론 문제가 없어 보인다.

KPGA는 지난 8월 12일 재적이사 16명 중 11명이 참석한 제17-2016-4차 이사회를 열고 윈터투어 개최를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단서가 붙었다. 참가금을 조정하고 특전 인원을 참가자 수에 비례해 적용하는 등 현장 실사 후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한 것.

이후 송병주 운영국장이 현지로 급파돼 실사에 나섰다. 골프장 컨디션엔 문제가 없다. 숙소도 4성에서 5성급으로 최고수준이었다. 19타석 밖에 되지 않는 연습장이 문제였지만 5타석을 늘려 24타석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사회 논의가 남아 있어 계약이 승인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KPGA 집행부는 어찌된 일인지 이사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윈터투어 건에 대해 대행사와 계약을 진행했다. 결국 10월 13일 열린 제17-2016-5차 이사회에서 문제가 터졌다. 아래는 이사회 주요 논의 내용이다.

■ 기본적으로 이번 윈터투어에 대한 접근이 잘못됐다. 과연 협회와 회원을 위한 것인지 대행사 수익을 위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금 지원을 해주고 당장의 대회 유치가 급하니 자세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계약을 한 것 아닌가. 회원의 참가인원과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고 아마추어만 다수가 참가하게 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 현재 예선 참가인원을 200명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만약 회원들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인원은 아마추어로 충족하는 것인가. 아마추어만 대다수 참가하는 대회라면 협회가 굳이 운영할 필요가 있는가.

■ 참가선수들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대비 상금을 통한 수익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를 하겠는가. 코리안투어 시드권자와 QT참가 선수들의 경우 참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예선전 기준으로 회원들의 참가인원을 설정하는 것은 어떠한가. 이렇게 되면 무분별한 아마추어의 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본 대회 필드사이즈가 120명이니 회원 120명 이상이 참가해야만 대회를 진행하는 것이다.

178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위 사항이 승인됐다. 아래는 승인된 이사회 의결사항이다.

■ 윈터투어 개최를 승인함. 단 기체결된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 계약을 체결하되 각 대회별 회원 140명 이상이 출전해야 하며 회원 중 반드시 투어프로(정회원) 40명 이상이 참가해야 함. 상기 조건 미충족시 해당 대회를 취소하기로 계약에 명시해야 함.

이사회에 참가했던 협회 직원은 “이사회에 참가한 이사 모두가 현실과 동떨어진 고비용을 이유로 윈터투어 개최를 반대했다”며 “집행부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계약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협회에 공지한 이사회 결과보고에서도 ‘선 계약 후 논의’가 된 것을 알 수 있다.

윈터투어가 불발된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주변 단가보다 곱절 이상 비싼 비용 때문이다. 그린피와 숙박(2인1실), 식대 등을 포함한 1일 체류비용이 무려 180달러(환전시 약 20만원)다. 3개 대회가 열리는 3주 동안만 머문다 해도 3780달러(한화 약 442만원)의 비용이 든다. 성수기 비행기 티켓과 사소한 경비를 더 하면 3주에 약 600여만 원의 고비용이 든다. 여기에 대회 개최 전 다른 곳에서 전지훈련을 할 경우 선수들의 부담은 가중된다.

하지만 KPGA는 고비용이 드는 윈터투어에 달콤한 특전을 내걸었다. 투어프로(정회원) 중 종합상금순위 1~3위까지 코리안투어 시드권을 주고 4~7위까지는 차기년도 QT 스테이지1 면제, 프로(준회원)에게는 종합상금순위 1~3위까지 투어프로 자격부여, 4~7위까지 차기 1회 투어프로선발전 예선면제, 아마추어 중 본선진출자에 한해 프로자격부여라는 내용이다.

송병주 운영국장은 “KPGA 특전이라는 미명 아래 고비용이 드는 윈터투어를 강행 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회원들의 고혈을 짜내는 행위”라고 말해 이번 윈터투어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번 윈터투어의 실무자인 박호윤 마케팅본부 본부장은 지난달 대구경북오픈 대회장에서 만난 기자에게 “골프장 퀄리티가 좋고 5성급 호텔이라 1일 체류비용이 180달러가 된 것인데 뭐가 문제냐”며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참가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회장의 체류비용이 비싸면 외부에 머물면서 대회에만 참가해도 된다. 하지만 현지 주변 여건이 그럴 수가 없다. 외부에서 다닐 경우 숙박비를 제외한 그린피 94달러, 캐디피 29달러, 캐디팁 7달러다. 저렴한 숙소가 많은 시내에서 골프장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으로 이동했을 때 왕복 100~120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대회를 참가하려면 대회장소에 머물러야 한다. 또 있다. 골프장에 머물 경우 3개 대회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1~2개 대회만 참가하고 취소할 경우 환불 자체가 안 된다.

협회 이사들과 선수들 그리고 집행부 내부에서까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윈터투어를 취소할 수 없었다. 계약서에 도장이 먼저 찍혔기 때문이다. 이사회 의결사항에서 언급했듯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어 이사회는 참가인원이 140명 이하일 경우 자동취소 되게끔 고육지책을 내놨다. 다행이다.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KPGA가 윈터투어를 강행한 이유가 궁금하다. 다행히 이번 윈터투어는 회원들의 저조한 참여로 무산됐다. 하지만 무리한 윈터투어 강행의 책임을 꼭 물어야 한다. 윈터투어를 강행한 실무 잭임자의 실수로 넘어가기엔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KPGA는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이번 윈터투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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