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양산)=최웅선 기자]‘불보사찰’ 통도사는 19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영축산 아래 위치한 비로암도 그 중 하나다.

울창한 소나무 길 한켠으로 영축산 꼭대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모여 기암괴석 계곡을 타고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었다.

암자 입구 양 옆의 불화가 아니라면 비로암은 옛 고택의 여느 집과 다름없다. 경내로 들어서니 가을 들꽃이 소박한 모습으로 길손을 맞는다.

비로암은 통도사 산내 암자 중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늘 한적한 모습이다.

잘 정돈된 연못이 산사를 더욱 더 고즈넉하게 한다. 물레방아는 한 가득 물을 담고 쏟아내고 한 바퀴 돌아 또 다시 담고 쏘아내길 반복한다.

우리네 삶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법인데 우리는 백년을 살지도 못하면서 영원히 가질 것처럼 불필요한 것까지 소유하려 한다.

비로암에서 수행 중인 현욱스님은 “많은 불자들이 안녕과 행복을 위해 부처님께 보시하고 공양한다”며 “부처님에게 보시하듯 어려운 이웃에게 보시 할 줄 알아야 진정한 불자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다.

▲ 들꽃이 가득한 비로암<최웅선 기자>

요사채 마루에 걸터앉으니 암자가 한 눈에 담긴다.

향나무 아래 서니 산 굽이굽이마다 속세의 세상이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면서도 내 안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한다. 그릇된 욕심이다.

소유욕이 작을수록 삶은 윤택해 지고 행복해 진다. 그렇다고 무소유의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는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산중 암자 비로암이 그랬다. 작은 공간에서도 자연과 잘 어우러진 절제된 아름다움이 세상에 찌든 대중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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