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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세계가 주목한 골프천재의 추락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10.07 17:45
▲ 골프천재에서 그저그런 선수로 추락한 관테랑<대회조직위원회 제공>

[와이드스포츠(인천)=최웅선 기자]‘꾸안 티엥 랑’ 중국의 골프천재소년 관테랑(18)의 중국식 발음이다.

관테랑은 만 14살의 나이로 2012년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첫 출전이었던 관테랑은 골프변방의 주목 받지 못한 선수였다. 하지만 2라운드가 끝나자 그는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당시 국가대표로 이 대회에 참가했던 이수민(23.CJ)과 이창우(23.CJ)는 ‘깜짝 선두’라고 입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였다. 2년 연속 이 대회를 접수한 히데키는 프로 전향을 앞두고 있었다. 대회 3연패 후 ‘꽃가마’를 타고 프로 전향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관테랑이라는 어린 소년은 아마추어 최강자이자 아마추어 월드랭킹 1위 히데키의 추격을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종라운드에서 1타차로 쫓기던 관테랑은 3홀을 남기고 위기를 맞았다. 파 온에 실패하며 먼 거리의 파 퍼트가 남았다.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평소대로 ‘프리 샷 루틴’을 한 다음 침착하게 공을 홀에 떨궜다. 퍼트 성공 후 안도의 숨도 쉬지 않았다.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덤덤하게 다음 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8번홀 파 퍼트는 더 극적이었다. 세 번째 샷이 핀을 지나쳤다. 2.5미터의 슬라이스성의 가파른 내리막 파 퍼트였다. 당시 그 장면을 지켜보던 이수민과 이창우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18번홀 그린은 클럽하우스 코앞이라 소음이 상당히 심했다. 조용히 해 달라고 할 법도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퍼트라인을 한참을 살피더니 어드레스에 들어갔다. 그리고 공은 퍼트라인을 따라 홀로 떨어졌다. 관테랑은 14살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노련한 경기운영과 강한 맨탈을 소유자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골프천재는 이듬해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역대 최연소 본선 통과로 세계를 또 한 번 깜짝 놀라 켰다. 이후 그는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 초청을 받으며 자신의 기량을 프로무대에서 맘껏 펼쳤다.

1년 후 중국 옌타이에서 열린 제5회 대회에서 관테랑은 ‘거물급’ 선수가 됐다. 클럽하우스에서 경호원을 동반한 채 연습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매니저가 항상 따라 붙었다. 부모의 간섭도 심해졌다. 어느새 그의 주변엔 ‘인의 장막’이 쳐 졌다.

중국 골프의 희망이자 꿈이었던 그는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는커녕 가까스로 컷 통과했다.

경쟁자들의 실력이 급향상 된 것인지 아니면 그의 실력이 뒤떨어진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관테랑은 실력발휘를 못했다.

관테랑은 7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또 예선 탈락했다.

관테랑은 올해 만 18세가 됐다. 아마도 이번 대회가 그의 마지막 대회다. 그래서 그는 내심 화려한 마침표를 생각했다. 하지만 관테랑은 첫날 10오버파 82타를 쳤고 둘째 날은 77타를 쳤다. 최하위권이다.

그는 우승 후 실력이 향상되기는커녕 매년 이 대회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가 자초한 것이 아니다. 어쩌다 ‘깜짝 우승’한 그를 ‘소황제’로 모시면서 추락을 유도한 것이다.

골프천재에서 한 순간에 추락한 관테랑을 보면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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