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양산)=최웅선 기자]여름 피서객이 물러간 내원사 계곡은 썰렁했다. 하지만 빼어난 경관이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엔 더할 나위 없다.

선조들은 울창한 나무와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경남 양산의 내원사계곡을 소금강이라 불렀다. 그 중 내원사계곡 입구에서 내원사까지 2km의 길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가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더니 지난여름 ‘가마솥더위’에 생기를 잃었던 나뭇잎들이 계절을 잊은 듯 더욱 푸르게 빛을 발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바뀐다는 ‘추분’이 지났지만 늦더위의 기승에 가을비가 더욱 반갑다.

이 비가 그치면 이제 곧 붉은 단풍은 옷 갈아입을 채비를 할 것이다.

우산을 버리고 자연과 더불어 걷고 싶은 충동이 꿈틀거린다. 한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치열한 삶의 경쟁으로 꽉 찼던 머릿속이 계곡물에 씻겨 내려간다. 계곡 물이 맑은 건 멈추지 않고 흐르기 때문이란 걸 새삼 느낀다.

느린 걸음은 어느 새 내원사에 이르렀다. 비를 흠뻑 뒤집어 쓴 산사는 가을 단풍과 함께 그 아름다움을 더욱 뽐내고 있다. 내원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통도사의 말사로 비구니가 수행하는 사찰이다.

활짝 핀 코스모스가 가을을 재촉한다. 비가 내리는 탓인지 사찰엔 사람의 발길이 뚝 끊겼다. 천년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울 법도 했지만 엄마의 푸근한 품속이다.

약수에 코스모스 잎이 떨어져 물 위에 흐늘거린다. 그 위엔 아기 동자승이 대중의 소원성취를 빌고 있다. 아무렇게나 쌓은 작은 돌탑 그리고 가을꽃, 가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내원사계곡 입구엔 등산객을 위한 주자창이 있다. 우측으로 돌면 내원사 가는 길이다. 차량으로 내원사까지 갈 수 있지만 천천히 계곡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는 것이 더욱 좋은 것 같다.

▲ 가을비가 내리는 고즈넉한 내원사<최웅선 기자>

내원사 가는 길

대중교통

△ 동대구역 옆의 동대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주, 통도사, 부산 가는 천마 고속버스를 타고 석계 역에서 하차, 일반버스 타고 내원사 입구 하차.

△ 부산 노포동 터미널에서 통도사, 경주, 동대구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석계역에서 하차, 일반버스 타고 내원사 입구 하차.

△ 부산 노포동 터미널에서 통도사 가는 직행(20분 간격) 타고 통도사 터미널 하차, 일반버스 타고 내원사 입구 하차.

△ 양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언양 방면 12-1번 버스 이용(1시간 간격) 내원사 입구 하차.

매표소에서 내원사까지 도보로 30분 소요.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I.C → 35번 국도(양산방면) → 1025 지방도 → 내원사

경부고속도로 양산 I.C → 35번 국도(언양방면) → 1025 지방도 → 내원사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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