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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자식의 일자리를 빼앗는 ‘골프대디’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08.25 12:23
▲ KPGA선수권대회 경기장면<사진 최웅선 기자>

[와이드스포츠(양산)=최웅선 기자]“회장이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공약만 그럴싸하게 내걸고 대회 하나도 못 만드니…”

지난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이후 74일 만에 대회에 참가하는 투어 2년차 선수 부모의 넋두리다.

그는 “협회가 권위주의를 버려야 되는데 목 뻣뻣이 세우고 스폰서를 만나니 ‘싸가지’ 없어서 나부터도 대회 안 열어주죠”라며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기자가 “본적 있으세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내가 경험 한 것은 아니지만 스폰서 담당자들이 그러더라구요. ○○대회도 회장이 열 받아서 내년부터 대회 안 하겠답니다”라며 혈압을 올렸다.

자식을 뒷바라지해 힘들게 프로골프의 꽃인 코리안투어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출전할 대회가 적으니 그럴 만도하다. 하지만 근거 없는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

선수와 그의 부모가 어디서 어떤 말을 듣는지 모르지만 현재 한국프로골프협회(회장 양휘부)는 회장과 임직원 모두가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대회 유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수 부모는 “회장 자리에 올랐으면 자비를 털어서라도 대회를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전까지는 대기업 오너가 수장이 되면 대회를 한두 개 열어줬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면 소리 소문 없이 대회가 사라졌다. 쏟아 붇는 돈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협회의 ‘밥그릇’ 싸움도 한몫 한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래전 일이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선수들은 대회를 열어줘도 상금만 벌어갔지 팬 서비스는 외면했다. 프로암 때도 자신들의 공만 쳤지 대회개최에 힘을 쏟은 동반자에게 어떻게 했는지….

양휘부 회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남자투어가 부흥하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며 “임기 내 코리안투어의 자생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또 “남자투어를 외면한 골프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많은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마케팅 전문가다운 정확한 진단이다.

스타플레이어는 협회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수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공만 잘 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팬 서비스가 중요하다. 또 TV화면에 비쳐지는 ‘쇼맨십’도 필요하다. 그래야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와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불만을 토로하기보다 집행부를 믿고 따라야 한다. 선수 부모의 말마따나 스폰서가 협회 욕을 하면 자신이 앞장서 오해를 풀어주고 ‘홍보대사’가 돼야 한다.

양 회장은 대회유치를 위해 취임 초 3개월 동안 4만km를 달렸다. 지금도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KPGA 코리안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KPGA선수권대회가 개막한 25일 양 회장은 부산 싱공회의소로 달려가 대회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선수와 선수 부모까지 온 힘을 협회에 실어줘야 한다.

근거 없는 루머를 함부로 퍼트리는 행동은 귀하게 키운 자식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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