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GA선수권대회 코스인 에이원 컨트리클럽

[와이드스포츠(양산)=최웅선 기자]“”선수들의 요구사항을 100% 들어줘야 하는데 죄송할 “따름입니다“

제59회 KPGA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인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대표 홍세희) 코스운영부 정영기 부장이 클럽하우스에서 KPGA 김태연 경기위원장과 출전선수인 허인회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25일 대회 개막에 앞서 출전선수들은 연습라운드를 돌았다. 경기위원회와 선수들은 정성을 다해 관리한 코스와 그린에 만족 했다. 하지만 페어웨이가 토너먼트 규격인 20mm로 맞췄지만 연습라운드를 돌아본 경기위원회와 선수들은 페어웨이를 더 잘라줄 것을 요구했다. 메이저대회인 만큼 난이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다.

정 부장은 경기위원회와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못해 난처한 표정이었다. 아니 들어 주려도 들어 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번 대회는 7주 전에 코스가 결정됐다.

대회를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코스를 구하지 못한 KPGA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에이원 측이 흔쾌히 대회장을 무상으로 내줬다. 하지만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은 완벽한 토너먼트 코스로 세팅하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다. 족히 6개월이란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평소 코스관리가 엄격히 되어 있어 큰 문제는 전혀 없었다.

KPGA선수권은 유일하게 KPGA선수들만이 출전하는 메이저대회다.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과 함께 최고권위로 가장 우승하고 싶어 하는 대회다. 그래서 선수들은 더 높은 난이도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뽐내고 싶은 것이다.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을 들은 경기위원회와 선수들은 오히려 에이원 측에 고마움을 표했다.

정 부장은 “회장님과 대표님께서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게끔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하셨다”며 “페어웨이 잔디가 ‘중지’라 현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라내면 뿌리 채 뽑히게 된다”고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6개월 전에만 결정됐다면 모든 요구사항을 100% 들어 줄 수 있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에이원 컨트리클럽은 27홀이다. 그래서 대회 코스로 사용하지 않는 9홀을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게임 연습장으로 내주려 했다.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그래서 침체된 코리안투어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끔 해 주자는 에이원 경영진의 배려였다. 하지만 기상 관측이래 사상 최고의 폭염 때문에 성사되지는 못했다는 김 경기위원장의 귀띔이다.

사실 남자대회는 여자대회에 비해 찬밥신세다. 대회장을 빌리면 골프장측은 이런저런 핑계로 경기위원회와 마찰을 빚는 게 현실이다. 김 위원장은 “경기위원으로 또 경기위원장으로 많은 대회 코스를 경험했지만 경기위원회가 요구하기 전 먼저 해 줄 것이 없느냐고 묻는 골프장은 처음”이라며 “선수들과 경기위원회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대회가 될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삼복더위 때는 잔디를 길게 한다. 강한 햇볕에 타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 여름처럼 폭염이 심할 땐 더 길게 한다.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찜통더위에도 잔디가 죽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토너먼트 규격에 맞는 세팅을 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한 에이원 컨트리클럽이 경남지역의 명문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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