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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의 금메달, 부상과 부진의 악재 넘은 값진 결실
임성윤 기자 | 승인 2016.08.21 08:30
▲ 박인비가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사진=와이드스포츠 DB>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우려의 시선을 넘어 값진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인비 스스로에게도, 한국 골프에게도 가치 있는 선물이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여자골프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5타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라운드부터 1타차 단독 선두에 오른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이 차이를 2타차로 벌리더니 최종라운드에서는 2위 리디아 고와의 차이를 5타로 벌리는 압도적인 샷감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경기를 지배한 박인비였다.

4개 라운드에서 박인비가 잡아낸 버디는 24개였던 반면, 보기는 단 8개였다. 바람이 거세고 익숙하지 않은 그린 및 페어웨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여타의 선수들보다 압도적인 경기력이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결국 메달이 결정되는 최종라운드에서 조차 7개의 버디를 몰아친 박인비는 메이저 우승 7회의 기록을 넘어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골프역사에 길이 남을 굵직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올림픽 이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박인비의 메달 가능성을 점치기는 쉽지 않았다. 손가락 부상으로 올 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렸고, 골프 안팎에서 들려오는 응원의 메시지와 우려의 목소리는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박인비가 출전한 대회는 단 11개 뿐이다. 그중에 4라운드를 모두 마친 경기는 4개에 불과하다. 지난 6월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이후에는 한달간 결장하기도 했고, 올림픽 참가 직전, 컨디션 회복을 위해 출전했던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컷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세계랭킹 5위로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컨디션을 감안하면 올림픽 출전 자체가 가능할지 여부가 의문스러울 정도의 성적표를 받아 든 박인비였다.

실제 한국 골프팬들은 ‘LPGA 통산 17승, 메이저 7승의 박인비가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다’, ‘56주 연속 세계랭킹 1위의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지난해의 LPGA 다승왕, 베어트로피를 차지한 명실상부한 골프여제가 박인비다’라는 옹호론과,

‘올해의 성적과 최근의 성적을 보면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손가락 부상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 같다’, ‘메달 가능성이 높은 후배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등의 우려의견이 함께 제기되기도 했다.

박인비 역시 이 점은 잘 알고 있었다. 올림픽 2주전까지도 출전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던 박인비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컨디션이라 판단했으면 과감히 포기했을 것”이라며 “힘든 결정이었던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굳건한 의지였다. 국내 언론에서는 세계랭킹 10위 안의 선수가 4명이나 출전하기에 메달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점이나, 금.은.동 메달의 싹쓸이를 바란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들의 관심을 고취 시켰다.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여자 양궁과 비교하며 메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당사자인 박인비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자칫 하위권으로 올림픽을 마쳤을 경우 국가적인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인비의 금메달이 더욱 빛나는 것은 이러한 위험요소를 감안하고 올림픽 출전을 감행한 결과라는 점이며, 그럼에도 압도적인 경기력,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1900년 파리 올림픽 이후 116년만에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여자골프의 금메달이라는 점이나, 사상 첫 골든슬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는 골프 역사의 이면에는 가시밭길을 걸어온 박인비의 강한 정신력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박인비 개인을 넘어 대한민국 골프에 있어 너무나 값진 보물이 됐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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