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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이 적어도 포인트에 만족하는 '열정페이' 당구대회
임성윤 기자 | 승인 2016.06.09 09:51
▲ <사진=와이드스포츠 DB>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지난 5월 29일 마무리 된 국토정중앙배 2016 전국 당구선수권대회는 3쿠션과 1쿠션 종목을 제패한 이승진(45.대구당구연맹)이라는 스타를 배출해내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이 대회는 올 해 첫 공식 전국대회로 국내 톱 랭커들이 모두 참여해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쳤다.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은 그간의 노력을 자축하며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응원단과 관람객들은 이들의 눈부신 실력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을 씻어낼 수 없다. 상금문제다. 전국규모의 대회로 치러지는 대회라고는 해도 우승 상금은 물론 입상 상금이 없다. 주어지는 것은 일반 전국대회보다 30% 정도의 가산점이 추가 제공되는 레벨1 랭킹포인트가 전부다. 당구계의 '열정페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우승을 향한 경쟁에 최선을 다했다. 올 해 첫 공식적으로 개최된 전국대회이기도 했고, 국내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랭킹포인트에 대한 메리트가 존재했기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물론 상금이 없다고 해서 대회의 격이 낮아진다거나 실력이 저조한 선수들만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프로스포츠 선수라하면 해당 종목을 플레이함으로서 얻게 되는 수익을 주 수입으로 하는 존재들이다. 그를 뒷받침하는 것이 협회나 연맹과 같은 단체이며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 해 당구대회 일정은 일정이라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대한당구연맹 주관의 대회는 주먹구구식으로 한 개 대회가 끝나면 다음대회의 일정이 나오고 그 대회가 끝나면 이후 대회에 대한 공지가 뜨는 식이다. 전반적인 스케줄을 조정할 수도 없고 컨디션 조절이나 해외 일정을 계획하기도 어려운 것이 국내 당구계의 현실이다. 오히려 통합협회가 출범하면서 밥그릇싸움에 더욱 큰 비중을 두는 듯한 인상이 크다.

더욱이 대한당구연맹은 연맹이 허가하지 않은 대회에 소속 선수가 출전하는 것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자격정지 3년이하의 중징계를 적용한다는 공고문까지 게재한 상태다.

당구대회의 상금규모가 여타 스포츠의 규모보다 훨씬 적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전국적인 당구 붐이 불고 있고 인지도 개선 및 확대의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음에도 이 같은 규모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국내 대기업이 후원하는 이벤트 대회가 열렸다. 우승상금 규모는 1억1,000만원에 우승상금 5,000만원으로 대한당구연맹 측은 역대 최대상금 규모라 홍보했으나 10배가 넘는 규모로 개최되는 국내골프대회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KPGA투어에서 가장 적은 상금규모라 논란이 많은 매일유업오픈 조차도 총상금 3억원에 우승상금 6,000만원이다.

다행히 최근 대회규모를 보면 이전 대회보다는 규모적인 면에서 성장한 느낌이다. 기존 당구대회들의 우승상금은 500만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잔카세이프티배 아시아 3쿠션 오픈의 경우 총상금 5,900만원에 우승상금이 3,000만원이다. 총 상금이 5,900만원에 머물고 여자부 대회의 상금규모는 1,000만원, 우승상금 2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조금씩 규모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국내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국내 당구의 저변도 그 어느때 보다 확대되고 있다. 당구전문 케이블방송도 이 같은 붐에 편승해 여타의 방송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당구대회연맹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당구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이 때의 흐름을 놓치게 된다면 당구계 전체의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열정페이'는 일부 악덕업주들이 힘업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저임금-고노동-무복지를 조건으로 고용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다. 임금대신 열정을 받으라는 뜻을 내포한다. 상금이 없고 랭킹포인트만 제공되는 대회역시 이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승부에 임하는 당구선수들의 면면을 고려한다면 당구관련 단체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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