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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관왕 이승진이 보여준 여유와 기쁨, 그리고 배려
임성윤 기자 | 승인 2016.05.31 17:09
▲ 이승진(대구당구연맹)이 국토정중앙배 2관왕에 올랐다. 이 우승으로 이승진은 13년만의 전국대회 우승을 2관왕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사진=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이승진(46.대구당구연맹)이 13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국내 최고의 실력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은 우승이자 1쿠션과 3쿠션 두 종목을 모두 석권하는 2관왕이다.

이승진은 지난 29일 끝난 ‘제4회 국토정중앙배 2016 전국 당구선수권대회’에서 1쿠션에서는 강동궁(36.동양기계)에게, 3쿠션에서는 조재호(36.서울시청)에게 승리하며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강동궁과 조재호가 누구인가? 강동궁은 3쿠션 세계랭킹 15위이자 국내랭킹 4위의 강자이자 조재호는 3쿠션 세계랭킹 10위, 국내랭킹 3위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실력과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이 이들이다. 반면, 이승진은 대구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약해 온 선수이기는 하나 이들과 비교했을 때 인지도 및 성적 면에서 뒤처지는 인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승진은 이들을 이기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보여준 이승진의 침착함과 여유는 여타의 선수들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었다. 1쿠션에서 60점 고지에 먼저 오른 이승진은 강동궁이 후구플레이로 동점을 이루고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부담스러운 추격을 받아들이고도 이승진은 20점을 쟁취하며 강동궁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3쿠션 결승에서는 조재호가 역전에 재역전을 반복하는 저력을 선보였으나 막판 스퍼트로 조재호라는 거센 돌풍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이 역시 쫓기는 입장에서 치러진 접전이었으나 이승진의 집중력을 흔들지는 못했다.

경기 후 이승진은 “평생에 한번 할까말까한 우승을 한번에 두 번이나 하게 돼 기쁘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기니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승진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아리랑TV 전국 3쿠션 최강자전 시리즈에서 2번 우승한 바 있고, 2003년에는 SBS배 한국당구최강전에서 우승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벌써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대구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친 이승진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지속적인 팬들의 응원 역시 선수활동에 큰 버팀목이 됐다.

이승진은 “10년 넘게 우승이 없었던 선수에게 꾸준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베테랑 다운 배려의 마음 역시 숨기지 않았다. 대상은 결승 상대였던 강동궁과 조재호였다. 그는 “두 명 다 아끼는 후배들인데 우승을 밀어주지는 못할망정 이겨버려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차치하고서라도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세계무대에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과 대결을 펼치게 돼 약간의 압박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같이 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게 된 것 같다”는 속내들 드러냈다.

오랜 시간 당구선수로 활동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쳐온 이승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당구선수로서의 입지를 재구축했다. 또한 우승을 통해 당구를 더 좋아하고 더 많이 치게 될 것 같다는 표현으로 더욱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라는 각오까지 덧붙였다.

한국 당구계에 베테랑의 매운맛을 보여준 이승진은 오랜 경력의 선수라도 지나온 당구 인생길보다 더욱 기대되는 앞으로가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13년만의 우승이 그에게 주는 의미는 그만큼 크고 값진 것이라 보였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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