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2위 박인비. <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윤영덕 기자] 세계랭킹 2위인 박인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림픽 출전이 유력하지만 최근 잦은 부상으로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올해 리우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치러지며 공동 선두가 나올 경우 연장전을 통해 메달 색깔을 정한다. 7월 11일 세계랭킹 기준,  한 국가에서 남녀 각각 최대 4명 출전시킬 수 있다.

세계 톱랭커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한국여자골프는 현재까지 세계랭킹 15위 안에 8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4명까지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개인 종목인 만큼 출전 인원이 많은 한국여자골프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 종목일지라도 같은 국기를 달고 같은 경기에 출전하는 만큼 ‘에이스’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출전 선수들이 올림픽에 대한 경험이 없어 같은 국적이 선수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에이스’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여자골프의 에이스는 단연 박인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7승을 차지했으며 그 가운데 메이저 우승이 7번이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 시즌 부상에 시달리면 고전하고 있다.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하며 한 달간 결장했다. 지난달 열린 롯데 챔피언십 이후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으로 다시금 3개 대회 연속 불참했다. 결국 잔부상으로 아직까지 우승컵을 품지 못하며 상금순위 19위에 머물러있다.

▲ 박인비. <와이드스포츠DB>

반면 올림픽 출전 티켓 때문인지 박인비를 제외한 한국여자선수들의 상승세가 거세다. 양희영(27)은 2015년 혼다 타일랜드 이후 아직 우승은 없지만 올 시즌 7개 대회에 4개 대회에서 ‘톱3’에 이름을 올리는 꾸준함으로 세계랭킹 6위에 올라있다. 2015년 신인왕 김세영(23.미래에셋)은 지난 3월 JTBC 파운데스컵 우승으로 통산 4승을 기록하며 세계랭킹 7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한, 미, 일 메이저 대회 제패로 주목 받았던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올 시즌 혼다 타일랜드를 시작으로 ANA 인스피레이션, 롯데 챔피언십 등 3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해 세계랭킹 8위. 장하나(23.비씨카드)는 코츠 챔피언십과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랭킹 9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여자골프는 선수층이 두터워 어떤 선수가 출전하든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믿음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은 4라운드 단판으로 끝나기에 메달 획득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

경기방식은 다르지만 LPGA 국가대항전인 2014년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보면 당시 세계랭킹 1위 박인비를 비롯해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최나연(28.SK텔레콤), 김인경(27.한화) 등 경험이 풍부한 톱랭커들이 출전해 한국의 우승을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우승은 복병 스페인에게 돌아갔다. 매치플레이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세계랭킹 가장 높았던 미국과 한국이 우승을 못한 것은 이변이었다.

2013년 4월 15일을 시작으로 56주 연속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박인비는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고 시즌 5승으로 LPGA투어 다승왕과 베어트로피(최저타상)을 수상하는 등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를 모두 채었다. 아직 10년 이상 투어 활동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올해 데뷔 10년째로 사실상 명예의 전당 입회는 확정적이다.

박인비는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대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저력이 있는 선수이다. 그러나 올 해 6개 대회 밖에 소화하지 못해 세계랭킹 1위(평점 13.66점) 리디아 고(뉴질랜드)와의 격차가 평점 4.65점으로 더 벌어졌다.

한국에서 한 달간 치료와 휴식에 집중한 박인비는 오는 20일(한국시간) 킹스밀 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에서 복귀전을 갖는다. 앞으로 8월 리우올림픽까지는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7월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대회 포함해 11개 대회가 남아있다.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골프여제’의 자존심을 회복해 다시금 한국골프 에이스 다운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윤영덕 기자  ydyun@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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