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전통문화예술은 그 민족의 삶과 역사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다. 태국 치앙마이 외곽의 작은 마을 ‘보쌍’은 현대문명의 편안함을 거부한 채 그들의 소박한 전통의 ‘맥(脈)’을 이어가고 있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쏭태우를 타고 50여분을 달려 도착한 보쌍마을의 분위기는 여느 시골마을과 똑같다. 굳이 다른 것을 찾으라면 형형색색의 우산과 이국의 여행자들이 가끔씩 눈에 띄는 것뿐.

우리의 시골처럼 보쌍의 젊은이들도 모두 도시로 떠났다. 남겨진 사람들은 그들의 조상이 그랬듯 그 자리를 지키며 대(代)를 이어 가업을 잇고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 보쌍은 태국의 특산품인 종이우산을 만든다. 기계적 힘을 빌리지 않고 손으로 제작한 100% ‘핸드메이드(handmade)’ 제품이다.

‘란나왕국’ 시대인 200년 전만 해도 보쌍은 먹고살기 힘든 가난한 마을이었다. 하지만 우산을 만들면서 란나왕국 최고의 부자 마을이 됐다. 당시만 해도 우산은 왕과 귀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력과 부를 상징하는 귀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산은 어디서나 살 수 있는 평범한 물건이 됐다. ‘부(富)’를 누렸던 보쌍은 200년 전 가난한 마을로 되돌아갔다. 도시로 떠난 젊은이들과 달리 그들은 전통의 맥(脈)을 지키면서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

가난한 삶의 연속이지만 그들은 가난이 아닌 자신들의 것을 지키면서 느긋한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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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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