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GA 투어 악사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한 김하늘. <사진제공=르꼬끄골프>

[와이드스포츠=유서근 기자] 두 차례의 역전패 뒤에 마침내 이뤄낸 ‘와이어 투 와이어(1라운드부터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 로 일궈낸 우승컵.

김하늘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연속 상금퀸에 오른 것은 물론 통산 8승을 거둔 한국의 ‘간판스타’였다.

보다 큰 꿈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김하늘은 2013년 미국 진출을 위해 퀄리파잉(Q) 스쿨을 준비했다. 그러나 Q스쿨 예선전 기간 동안 전년도 우승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우승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규정 탓에 제동이 걸리면서 도전 기회가 무산됐다.

눈물을 머금은 다음 해를 기약했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신 가까운 일본행을 택했다. Q스쿨을 공동 13위로 통과하며 지난해부터 열도 정벌에 나섰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코스에 대한 적응이 어려웠다. 당시 KLPGA 투어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김하늘에게 일본 무대에 대해 묻자 “코스 세팅이 파를 기록하는 게 어렵다는 걸 알게 해준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결코 우승할 수 없다”며 “아직까지 코스에 대한 적응이 안 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김하늘은 상반기 내내 별다른 성적에 머문 끝에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구입했던 집은 물론 냉장고, 세탁기, 소파 등 살림살이까지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하려고 마음먹었다.

간절한 마음까지 비운 탓인지 김하늘은 지난해 9월 먼싱웨어 레이디스 토카이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만끽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무거워진 마음을 훌훌 털어버린 김하늘은 코스에 대한 적응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해 초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최경주(47.SK텔레콤) 훈련 캠프에 참여해 타이거 우즈(미국)도 부러워하는 벙커샷의 비결을 배운 김하늘은 완전히 달라졌다.

개막전을 공동 7위로 시작한 김하늘은 PRGR 레이디스컵과 티포인트 레이디스에서 최종라운드를 단독선두로 출발했지만 역전 당하면서 4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의기소침해질 듯 법도 했으나 김하늘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시즌 네 번째 대회인 악사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 최종라운드를 단독선두로 출발한 김하늘은 세 번째 기회를 살리면서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3개 대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린 뒤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면서 미국 대신 일본을 택한 김하늘의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했다.

유서근 기자  yoo6120@naver.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