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 종목이 진행되는 올림픽코스 전경. <사진=리우올림픽위원회 캡쳐>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 앞서 진행된 골프테스트가 단 9명의 참가자만으로 진행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브라질 바하 다 치주카에 위치한 올림픽파크 골프코스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테스트 이벤트가 열렸다. 하지만 지카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유명 선수의 참가 없이 브라질 선수 9명 만으로 진행돼 체면을 구겼다.

참가한 인원은 브라질 국적의 남자선수 5명, 여자선수 4명으로 이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가진 선수는 세계랭킹 588위 알렉산드르 로샤다. 세계 톱 랭커나 PGA투어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단 한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림픽위원회 측이 섭외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과 일정 및 거리 상의 이유 등으로 참가를 원하는 선수를 찾지 못했다.

브라질은 태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의 발생지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월 WHO의 경고로 이에 대한 경각심이 전 세계로 확산됐으며 가임기 여성 선수나 이들을 애인이나 부인으로 두고 있는 남자선수들 등은 올림픽 출전 여부 자체를 고심할 정도로 두려움을 표했다.

LPGA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경우 이벤트에 동참하려면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이 끝난 뒤 지구 반바퀴 이상을 날아가야 했다. PGA 선수들은 WGC캐딜락 챔피언십과 밸스파 챔피언십 사이에 일정을 빼야 했기에 컨디션 조절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112년만의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골프는 유명선수의 참가 없이 자국 선수들만으로 테스트 이벤트를 펼쳐야 했다.

현지에서의 잡음도 상당하다. 새롭게 건설된 코스에 대한 비판 때문이다. 골프 종목이 진행되는 올림픽파크 골프코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인근에 새롭게 조성된 골프장이다. 하지만 하수처리지역과 고급 아파트부지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악취 혹은 미관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또한 코스의 일부는 환경보호지역에 지어졌을 뿐 아니라 코스 건설 자금을 지원한 개발사는 그 대가로 고급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권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골프 자체에 대한 이미지까지 실추되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골프 코스의 건설이 일부 거대 부동산 재벌의 토지 횡령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골프는 브라질에서 인기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더구나 이미 리우올림픽에 활용될만한 코스는 갖추고 있었기에 새로운 골프코스를 조성할 이유도 없었다”라며 적절한 협의 없이 신규코스를 조성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조지 힐튼 브라질 스포츠 장관은 “주변 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수반 됐다. 사업 뿐만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해 관광 상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의 생물학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울로 파첸고 브라질 골프연맹회장 역시 “이 골프장은 세계최고의 골프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올림픽을 통해 브라질의 골프 역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행정당국은 올림픽과 골프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를 지켜보는 주위의 시선은 아직까지 차가운 상태다. 리우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5개월, 이기간 동안 인식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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