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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골프에 진정한 멋을 보여 준 ‘무명’ 황지애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 승인 2015.09.13 17:09

 
[골프포스트(경기 여주)=최웅선 기자]두 번째 샷이 레터럴 워터 해저드로 향했다. 와서 보니 물속에 주황색 볼이 보인다. 물에 들어가 공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공이 해저드 방향으로 날아갔기에 볼이 빠진 지점에서 두 클럽을 드롭하고 샷을 했다.

그린 쪽으로 이동하다 러프에서 주황색 공이 보였다. 빠진 줄 알았던 원구였다. 순간 당황했다. 원구 때문에 3벌타를 받아야 한다. 먼저 친 샷까지 하면 4타다. 버디를 4개 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한꺼번에 4타를 까먹는 건 대회를 포기하는 것과 똑같다. 경기위원을 불렀다. 경기위원은 상황을 확인하더니 예상대로 벌타를 부과했다.

못 본 척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성적이 나지 않아 매년이다시피 시드전을 갔다 오지만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성적을 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황지애는 대회 첫날 파5홀인 12번에서 ‘쿼트러플보기(+4)’를 적어냈지만 이날 버디 3개를 잡아내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 4벌타를 받고도 본선해 진출해 좋은 플레이를 펼친 황지애

황지애가 12번홀에서 원구를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다면 그는 공동 10위 이내의 성적으로 첫날 경기를 마쳤을 것이다. 이날 벌타가 더 아쉬운 건 그가 올 시즌 20개 대회에 출전해 11번 본선에 진출하며 상금순위 73위에 있어 이대로라면 올해 말 또 다시 시드전에 가기 때문이다. 매년 시드전에서 살아 돌아왔다지만 또 살아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는 게 시드전이다.

첫날 4벌타의 아픔을 딛고도 흔들리지 않은 황지애는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3언더파를 적어내 올 시즌 12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3라운드에서도 1타를 더 줄여 상위권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5타를 까먹고 합계1오버파 공동 36위다.

황지애의 올 시즌 최고성적은 지난 7월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10위다. 4벌타가 없었더라면 이수그룹 제37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또 상금 순위를 끌어 올려 시드전을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황지애는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심판이 없는 경기인 골프에서 ‘룰과 에티켓’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황지애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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